(토마토 칼럼)진흙탕 싸움만 남은 정비사업
입력 : 2019-11-06 10:57:11 수정 : 2019-11-06 10:57:11
최용민 산업2부 기자
서울지역 도시정비사업이 업계 최대 이슈다. 아파트 공사가 건설사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최근 도시정비사업 시장 분위기가 과거와 크게 달라지고 있다. 건설사들은 과잉 경쟁으로 치닫고 있고, 이에 따른 법적 싸움도 다반사다. 여기에 정부도 시공사 선정 경쟁 입찰 과정에서 불법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이런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보다 건설 경기 하락에 따른 물량 부족 우려다. 그 중심에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있다.
 
요즘 서울지역 도시정비사업과 관련해 언론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다. 대부분 주요 정비사업 조합이 시공사 선정에 돌입하면서 발생하는 사건과 사고를 다룬다. 특히 규모가 큰 정비사업장을 중심으로 대형 건설사들의 과잉 경쟁 모습이 언론을 통해 다뤄진다. 최근에는 공사비 1조9000억원 규모의 한남3구역과 공사비 9200억원 규모의 갈현1구역 재개발 사업이 최대 이슈다.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불거진 이슈가 연일 언론을 통해 쏟아지고 있다. 결국 정부까지 나서서 불법 사항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사실 건설업계에서 도시정비사업이 이슈가 되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 년 전이다. 한때는 해외사업이 건설업계 최대 이슈였고, 수도권 확장 시기에는 공공택지 분양이 업계 화두였다. 주로 건설사가 수주를 많이 하고,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가 이슈였던 셈이다. 그리고 최근 몇 년간은 수도권 지역의 도시정비사업이 건설사 최대 먹거리로 떠올랐다. 1960년대 이후 세워진 아파트들이 이제 수명이 다하면서 다시 지어야 할 시기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제 도시정비사업 말고는 건축 및 주택 사업을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수도권 근처에 아파트를 지을 땅이 크게 줄면서 기존 주택에 대한 재건축 및 재개발 이슈만 끊임없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50년간 묶여 있던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하고, 3기 신도시를 지으려는 이유도 더 이상 대규모 아파트를 지을만한 공공택지가 남아 있지 않아서다. 최근 건설업계 아파트 관련 이슈가 대부분 도시정비사업과 연관된 것도 이 때문이다.
 
문제는 최근 이런 도시정비사업 물량도 크게 줄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건설사들은 미래 먹거리 확보에 비상이 걸렸고, 자연스레 물량 확보를 위한 과잉 경쟁 현상이 벌이지고 있다. 수익성이 높지 않아도 일단 인력 등 고정비 지출이 많기 때문에 물량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불법을 저지르기도 한다. 물론 1차적인 책임은 불법을 저지른 건설사에 있다. 한남3구역은 아직 불법 사항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정부의 의지를 보면 입찰에 참여한 3개 업체 모두 정부의 제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고 모든 책임을 건설사에 전가하기도 어딘가 찜찜하다. 정부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 상한제 등으로 강남권을 비롯한 주요 지역 재건축 시장에 제동을 걸고 있다. 강남권 재건축이 주변 집값을 자극해 서민들의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문제는 이에 따른 부작용이다.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 정책은 시장에 공급 감소 시그널을 보내면서 오히려 집값 상승의 원인이 되고 있다. 공급 감소 우려가 높아지면서 건설사들의 무한 경쟁이 시작된 것도 사실이다. 언제나 그렇듯 시장은 정부의 의도대로 움직이지는 않는 것 같다.
 
최용민 산업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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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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