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오픈뱅킹, 요란함에 그치지 않으려면
입력 : 2019-11-05 06:00:00 수정 : 2019-11-05 06:00:00
지난 30일부터 ‘오픈뱅킹(Open Banking)’이 시범 실시됐다. 이용자는 여러 은행의 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앱 하나로 다른 은행 계좌를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오픈뱅킹은 크게 이체 및 조회 등 6가지 기능만이 가능하다. 이 기능은 토스·카카오페이와 같은 기존 간편송금 업체의 서비스와 수수료 외엔 차이가 없다. 
 
오픈뱅킹을 넘어 ‘오픈 파이낸스(Open Finance)'를 지향하는 금융위원회처럼 서비스는 지금의 수준과 범위에 멈추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파급력이 큰 혁신서비스를 늘리고, 신규 핀테크사 진입·제2금융권 등 적용 범위를 넓히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높다.      
 
그래서 은행권 내부에서는 지난 2015년 큰 관심을 받았다가 식어버린 '계좌이동제'에 오픈뱅킹을 빗대는 목소리가 크다. 계좌이동제는 자동이체 연결계좌를 쉽게 옮길 수 있게 해 A은행에서 B은행에 계좌로 한결 간편하게 바꾸게 만드는 시스템이다.
 
‘제2 계좌이동제’라는 뜻은 두 가지로 해석된다. 먼저 이용자가 간편하게 주거래은행을 바꿀 수 있다는 뜻이다. 일 1000만원 한도로 타행 계좌로 쉽게 옮길 수 있으며 이는 월급통장과 같은 주거래 계좌의 월 평균 잔액 수준보다 낮다. 은행들이 최근 마케팅을 확대하며 ‘집토끼’ 지키기에 나선 이유이기도 하다.
 
다른 속내는 과거 계좌이동제처럼 이용자의 차가운 반응을 얻을 것 같다는 시각이다. 저금리 등으로 은행간 경쟁력 차이를 만들기가 어려워져 서비스 간극은 과거보다 줄었다. 은행결제망 개방에 몇 개의 은행 앱 또는 핀테크사만 남는다는 진단은 괜한 걱정이라는 뜻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금 오픈뱅킹에서는 모든 은행들이 타사 서비스를 얼마나 빨리 따라가느냐 하는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경쟁에 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 수준에서는 시스템이 바뀌어도 이용자가 다른 은행을 찾을 이유는 굳이 없다는 뜻이다. 
 
오픈뱅킹의 확대를 위한 유관법으로는 신용정보법과 전자금융거래법 등이 꼽힌다. 신용정보법 개정안은 국회 상임위(정무위원회)에 논의 중이고, 전자금융거래법은 금융위가 정부 개정안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업권에서는 신용정보법 개정안에 따른 ‘종합자산관리 서비스’ 도입을 핵심으로 바라본다. A은행이 B은행 자산까지 파악 가능해진다면 월금통장 이상의 다양한 자산까지 노려질 수 있어서다. 해당 법안은 지난달 또다시 소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20대 국회에서 처리가 불투명해 졌다.       
 
법률 개정 없이 금융위에서 규정을 고쳐 만들 수 있는 혁신에는 한계가 있다. 시장 플레이어의 상상력에 한계를 둬 서비스 도입에 본질을 흐린다. 이용자 편익 변화도 제한된다. 오픈뱅킹이 이전처럼 요란함에 그칠까 우려되는 이유기도 하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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