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1에서도 '유통망 대상 갑질' 이어가는 애플
전시폰 구매해야 판매권한 부여…1년간 판매 못하도록 잠금설정
입력 : 2019-10-14 14:01:26 수정 : 2019-10-14 14:01:26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애플이 지난 아이폰 시리즈에 이어 아이폰11에서도 이동통신 유통망을 대상으로 전시폰을 강매하고 있다. 충성 고객을 보유한 글로벌 제조사가 휴대폰 대리점에게 갑질을 지속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는 지난 9월말 전국의 각 대리점에게 아이폰11의 전시폰에 대한 신청을 받았다. 전시폰은 각 대리점들이 방문객들이 단말기를 구입하기 전에 체험할 수 있도록 각 매장에 전시하는 모델이다. 아이폰11은 오는 25일 이통 3사를 통해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서울 종로구의 한 휴대폰 대리점에 아이폰11의 사전예약 광고 문구가 붙어있다. 사진/박현준 기자
 
이통 3사를 통해 대리점들에게 전달된 애플의 정책은 △전시폰을 신청해야 판매권한 부여 △전시폰은 총 3가지 기종 전체를 신청해야 함 △1년간 전시폰 진열 등이다. 이번에 출시되는 아이폰11의 3기종은 아이폰11·아이폰11프로·아이폰11프로맥스다. 전시폰은 출고가에서 약 30% 할인된 금액으로 대리점에 판매된다. 아이폰11 시리즈의 출고가는 90만~170만원대로 예상된다. 유통망은 각 대리점마다 규모와 자금 사정이 다른데 이를 무시한 채 아이폰 전시모델을 반드시 구매해야만 아이폰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 불만이다. 또 전시폰은 구입한 후 1년간 일반 소비자들에게 판매를 할 수 없도록 잠금 설정이 돼 있다. 유통망에서는 신제품 출시 효과를 길어야 3개월로 보고 있지만 이보다 훨씬 긴 1년간 판매를 할 수 없는 셈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다른 휴대폰 제조사들의 전시폰 판매 정책은 애플과 큰 차이를 보인다. 유통망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전시폰을 굳이 구매하지 않아도 해당 단말기종에 대한 판매권한을 준다. 전시폰의 잠금기간도 약 3개월로 애플의 1년보다 훨씬 짧다. 
 
한 유통망 관계자는 "아이폰은 충성고객이 있어 대리점들은 1년간 팔수도 없는 전시폰을 울며 겨자 먹기로 구매할 수밖에 없다"며 "다른 제조사에 비해 유독 심한 애플의 전시폰 강매 행태로 인해 일선 유통망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의 한 휴대폰 대리점에 아이폰11의 사전예약 광고 문구가 붙어있다. 사진/박현준 기자
 
서울 종로구의 한 휴대폰 대리점에 아이폰11의 사전예약 광고 문구가 붙어있다. 사진/박현준 기자
 
이러한 애플의 행태에 대해 국회에서도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정의당 추혜선 의원은 지난 1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애플은 새로운 스마트폰을 출시할 때마다 고객체험 전용 단말기 구매·전시 비용을 전부 대리점에 부담시키고 따르지 않으면 제품을 공급하지 않는 갑질 행위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애플은 유통망 전시모델 강매와 이통 3사에게 광고비를 떠넘긴 혐의까지 더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애플은 지난 7월 공정위에 자진 시정안을 제출하며 동의의결을 신청했다. 동의의결은 사업자가 스스로 거래질서 개선, 소비자 피해 구제 등 자진 시정안을 제안하고 공정위가 이를 인정할 경우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신속하게 종결하는 제도다. 
 
공정위는 9월25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애플 관련 안건을 다뤘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공정위는 애플이 시정안의 개선방안을 제출하면 심의를 속개해 동의의결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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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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