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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차, 미세먼지 저감 가성비 꽝"
미세먼지 연 1톤 줄이는데 50억 들어…CNG버스는 7400만원이면 'OK'
2019-09-23 06:00:00 2019-09-23 06:00:00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대대적으로 홍보해 온 정부의 친환경차 보급사업. 그러나 정작 미세먼지 저감 효과는 미미하고 다른 사업대비 효율성도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원 투입 효과를 고려해 정책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환경부와 국회예산정책처 등에 따르면 정부는 해마다 최악의 미세먼지 발생에 따라 오는 2022년까지 미세먼지 11만6000톤(2014년 배출량의 35.8%)을 감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미세먼지 대책을 연달아 내놨으며, 재정투입도 2016년 9000억원에서 올해 본예산 2조원, 추경 3조4000억원 등으로 늘렸다. 
 
하지만 정부의 주요 미세먼지 대응 사업을 보면 사업의 효율성 뿐만 아니라 재원 배분 검토가 다시 필요한 사업들이 많다. 우선 정부는 국내 미세먼지 배출원 중 수송부문에 전체 예산의 51.1%를 투입할 만큼, 수송부문의 미세먼지 감축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차 구매시 최대 36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친환경차 보급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데, 문제는 관련 사업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실제 정부는 지난해 이 사업에 5138억원을 투입했는데, 이를 통해 감축한 미세먼지 감축량은 102톤에 불과하다. 미세먼지 1톤을 감축하는 데 드는 비용이 50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노선버스를 압축천연가스(CNG) 차량으로 교체하는 사업은 7400만원이면 된다. 즉 미세먼지 감축 효과는 같지만, 들어간 예산은 68배나 차이가 나는 것이다. 이밖에 다른 사업들과 비교해도 미세먼지 1톤 감축에 드는 비용은 재생에너지 발전 5억원, 도로 재비산먼지 2800만원 등으로 친환경차 보급 지원 사업보다 적게 들었다.
 
구입 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 전기 이륜차 보급 사업도 마찬가지다. 전기 이륜차의 경우 미세먼지 1톤 저감에 63억원이 소요돼 친환경차보다 비용이 더 들었지만 미세먼지 감축 효과는 낮았다. 오히려 노후경유차 조기폐차·저감장치(DPF) 부착, 건설기계 저감장치 부착, 엔진 교체, LPG 화물차 신차 전환, 저녹스 보일러 교체 등의 사업들이 적은 비용으로 지속적인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있었다.
 
김태은 예산정책처 예산분석관은 "현재 미세먼지 대응 사업은 친환경차량 보급 지원에 집중돼 있으나, 이는 재원투입 대비 미세먼지 감축 효과가 다른 사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구매보조금 지원을 통한 친환경차 보급 확대는 시장이 확대될수록 재정에 부담이 되는 등 사업의 지속가능성에도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세먼지 대응 예산의 재원 배분이 효율성이 낮은 분야에 집중된 측면이 있으므로, 사업 효과 등 효율성을 평가해 경제적 우선순위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들이 친환경차 모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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