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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생산성, 대기업의 8분의1…"상생추구·일터혁신이 해법"
노동생산성 향상 정책토론회…"중소기업 현실 배려한 대안 필요"
2019-08-20 14:24:34 2019-08-20 14:26:04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중소기업의 노동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자발적인 일터 혁신과 대·중소기업의 상생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여기에 정부의 정책적 지원까지 뒷받침 될 경우 생산성 격차가 점차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다. 
 
중소기업연구원과 한국노동연구원는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중소기업 노동생산성 향상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이 '대·중소기업 간 노동생산성 향상을 위한 상생협력 활성화 방안'을, 노세리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이 '중소기업 생산성 향상을 위한 일터혁신'을 주제로 각각 발표를 했다. 이어 조준모 성균관대 교수의 사회로 김동배 인천대 교수, 이의현 한국금속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이태희 중소기업중앙회 스마트일자리 본부장,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본부장의 지정 토론이 진행됐다. 
 
중소기업연구원은 2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중소기업 노동생산성 향상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중기연구원
 
두 발제자는 국내 중소기업의 노동생산성이 대기업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점에는 동의했다. 제조업을 기준으로 10인 미만 영세 기업의 노동생산성은 대기업의 약 8분의1(12.4%)에 불과했고, 100인 이상 500인 미만 기업의 생산성도 대기업의 절반에 못 미치는 42.6%에 그쳤다. 또한 일본 등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대·중소기업의 생산성 격차는 큰 편이었다. 이 같은 격차가 나타나는 원인으로는 △중소기업의 높은 하도급 비중 △짧은 근속기간과 핵심인력 이직 피해 △연구개발(R&D) 등 투자 격차 심화 △중소기업의 혁신역량 부족 등이 지목됐다. 
 
다만 두 사람의 대안은 다소 다르게 제시됐다. 노 연구위원은 '상생'을 키워드로 꼽았다.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도 상생을 추구하는 대기업에 과감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의 혜택이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를 테면 협력 중소기업 근로자의 임금 또는 복지수준 향상을 위해 지출을 늘리는 대기업에 조세 지원을 확대하는 식이다. 
 
노 연구위원은 또 중소기업과 대학 간의 산학협력도 좀 더 활발히 이끌어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으로의 취업을 전제로 대학원생들에게 등록금을 지원 하는 등의 정책 지원을 통해 중소기업 산하 연구원에서 30대 이하 고학력 인재들이 부족한 현상을 해소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반면 노 부연구위원은 중소기업의 자발적인 일터혁신 노력이 필요하다고 봤다. 일터혁신은 작업조직의 효율성 제고와 근로 생활의 질 개선을 목적으로 근로자 참여를 통한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말한다. 일 자체를 변화 시키는 작업조직의 혁신과 일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근로 조건을 마련하는 인사 혁신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노 부연구위원은 설명했다. 
 
그는 자발적 필요에 의해 일터혁신을 이룬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일터혁신은 궁극적으로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추진됐지만 이직률 개선, 영업익 향상, 매출액 증대와 같은 성과들을 가져왔다"며 "중소기업들은 일터혁신으로 위기를 기회로 삼으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중소기업의 근본적 문제로 꼽히는 노동생산성 향상 방안을 놓고 토론자들은 대체로 동조를 하면서도, 중소기업의 현실을 배려하는 정책들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본부장은 "중소기업이 활성화되지 않고는 시장 생태계가 무너지게 된다"며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구조 개혁과 상생협력·동반성장을 위한 정책과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이 이사장은 "예정된 시간에 도착하지 않는 기차는 정시 도착 위원회를 만든다고 제 때 오지 않는다"며 정부의 역할에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정부가 비용을 늘리는 구조를 만들고 있으면서도 되레 기업들에 일자리를 늘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정부 눈치를 보지 않고 신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준다면 혁신은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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