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대안 없는 장외투쟁 이제 그만
입력 : 2019-05-23 06:00:00 수정 : 2019-05-23 06:00:00
박주용 정치부 기자
자유한국당이 선거제 개편안과 공수처 설치법, 검경수사권 조정법 등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빌미로 장외투쟁을 시작한지 벌써 16일째에 접어들었다. 황교안 대표는 7일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장외투쟁 첫발을 내디딘 이후 21일 인천에선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진짜 독재자의 후예인 김정은에게는 말 한마디 못하고 여기에서 대변인을 하고 있다"며 발언 수위를 점차 높이고 있다.
 
과거 야당들은 주요 이슈가 터졌을 때 대안이 없는 경우 던진 카드가 국회 일정을 전면 거부하고 장외투쟁에 나서는 것이었지만 성공 사례는 드물다. 국민들의 뜻에 힘입어 원하는 바를 관철시키기도 했지만 국민들의 외면 속에 성과없이 빈손으로 장외투쟁을 철회하는 경우가 잦았다. 이는 장외투쟁에 익숙한 현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잦은 장외집회에 따른 국민들의 피로감이 높아지면서 오히려 역풍을 맞는 경우가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당은 관성적으로 특정 이슈로 인해 여당과의 대치가 격화되면 어김없이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고 장외투쟁에 나서며 식물국회를 만들고 있다. 한국당이 20대 국회 들어 17차례나 국회 일정을 보이콧했던 것이 이를 방증한다. 야당 입장에선 장외투쟁도, 국회 보이콧도 할 수 있지만 자주 사용한다면 동조할 국민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여야가 대립하고 의견 충돌을 하더라도 국회라는 법적 테두리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게 국민적 공감대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한국당은 오는 25일까지 예정된 장외투쟁 일정을 모두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한국당은 하루빨리 국회에 돌아와 민주당 등 여야 4당과 대화를 시작하길 바란다. 정부 실정의 반사이익으로 얻은 지지율에 취해 장외투쟁을 고집한다면 내년 총선 승리는 요원하다. 당 지지율 상승을 이끌어내는 등 '집토끼'는 지켰지만 한국당의 뚜렷한 보수 색깔에 외연 확장에는 한계에 부딪히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원천 무효'라는 여당이 절대 수용할 수 없는 문제를 요구하는 것보다는 여당의 적절한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현실적인 안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의 말처럼 "국회 정상화는 여당하기 나름"이라며 뒷짐지고 구경만해서는 안 된다. 청와대와 여당도 한국당과의 대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 여야 모두 국민의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점을 인식하기 바란다.
 
박주용 정치부 기자(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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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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