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 휩쓰는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하겠다"
(사회적기업가를말하다)전경옥 유정피싱 대표
남편 사업 실패 후 온라인 판로로 재창업…사업 시작부터 장애인 고용하며 관심
지원으로만 유지되는 사회적기업 한계…등록제, 자생력 갖추는 지원에 방점 기대
입력 : 2019-05-21 06:00:00 수정 : 2019-05-21 06:00:00
[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1월 사회적기업 등록제 전환을 예고했다. 자생적으로 활동 중인 다양한 사회적기업을 포괄하면서도 자생력 높은 사회적기업에 정부 지원을 집중하기 위해서다. 사업능력 없이 정부 지원에만 기대는 부실 사회적기업이 늘고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민간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자정능력을 키우겠다는 복안도 세웠다.
 
유정피싱은 사회적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깨고 시장경제 원칙 하에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앞장서고 있는 곳 중 하나다. 사업을 준비하면서부터 장애인 고용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전경옥 대표는 장애인을 비롯한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남편의 사업 실패를 발판삼아 온라인 낚시시장을 열고 있는 전경옥 대표를 만나 사회적기업에 대한 생각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봤다.
 
전경옥(왼쪽), 최범 유정피싱 공동대표. 사진/유정피싱
 
사회적기업을 시작한 이유는?
 
남편이 오랫동안 낚시용품 제조회사인 동미산업에서 개발을 담당해왔다. 이후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제조업으로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납품만 하다보니 한계에 직면했다. 가정주부로만 생활하다 남편이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 식당일을 전전하던 차에 온라인 판매를 알게 됐다. 기술력이 있기 때문에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서 소비자를 직접 찾아가면 승산이 있을 거라고 봤다.
 
장애인 고용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온라인판매 수업 옆에 개설된 장애인 취업과정을 지켜보면서다. 장애인들이 교육을 통해 전문성을 기르고 실력을 갖춰도 취업은 어려운 현실을 보고 회사를 운영하면 장애인만 고용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실제로 2011년 창업 당시 장애인 1명을 고용하고 사무실을 열었다.
 
막상 사업을 시작해보니 바로 수익이 나서 더 많은 인력을 채용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그러던 차에 사회적기업이라는 제도를 알게 됐다. 더 많은 인력을 고용해서 사업을 빠르게 안정화 단계에 올려놓을 수 있도록 도움받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사회적기업 인증 절차를 밟았다.
 
온라인 시장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국내 낚시용품 제조시장이 중국으로 많이 넘어갔다. 그 당시 제조사에서 도매로 유통됐고, 제조와 유통이 결합된 사업형태는 없었다. 남편 사업 역시 수출과 국내 도매납품을 위주로 하다보니 경쟁력을 유지하기 힘들었지만 직장생활을 하며 개발 총괄을 맡았고 경력도 40년에 달했다. 국내 낚시시장에서는 전례가 없었지만 제조와 유통을 직접 해서 소비자와 만나면 승산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직도 제조와 유통을 다 하는 낚시회사는 우리 뿐이다. 점차 입소문이 퍼지면서 지난해 매출 18억원을 올렸지만 2000억원이 넘는 낚시시장 규모를 생각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취약계층 고용 외에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활동을 소개해달라.
 
기본적으로 일자리 제공형 사회적기업으로서 취약계층 고용비율 5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직원 10명 중 장애인 2명과 경력단절 여성과 고령자 등을 고용 중이다. 사업 초기에는 장애인만 채용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사업이 정착되지 않은 시기에는 장애인이 한 사람 이상의 몫을 하기 힘든 경우가 있다는 어려움도 있다. 사업이 어느정도 궤도에 올랐을 때 장애인 비중을 높이되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균형을 맞추는 인력 구성을 생각하고 있다. 
 
고용 외에는 지역 내 장애인 단체와 장애인 낚시대회 후원을 하고 있다. 청소년 수련관의 소외청소년들이 게임이나 오락보다 낚시를 접할 수 있도록 낚시교실도 운영하는 등 사업을 키울수록 나눔을 실천하려고 노력 중이다.
 
작년 9월 유정피싱이 주관한 청소년 체험행사에서 전경옥 대표와 참가 청소년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유정피싱
 
사회적기업이 정부 지원에만 의존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최근 고용부가 등록제 전환 방침을 밝혔는데. 
 
사회적기업은 최대 5년 간 정부 지원을 받는데, 우리는 올해까지 지원을 받는다. 지원으로만 유지되는 사회적기업에 대한 비판이 큰 것도 사실이다. 정부는 회사를 발전시키고 더 많은 고용을 창출하라는 뜻에서 지원하는데 이를 충족하는 기업들이 더 많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증제가 등록제로 전환되면 진입장벽은 좀 더 낮아지면서도 평가를 거쳐 차등지원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사회적기업의 범위가 넓어지는 동시에 경쟁력을 갖춘 곳을 집중 육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업하는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온라인 판매를 집중하고 있는데 경험 있는 인력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우리는 제조를 전문으로 하기 때문에 다양한 제품을 대량으로 들여오는 유통 위주 업체와 비교할 때 아직까지 모든 제품군에서 경쟁력을 갖췄다고 보기 힘들다. 낚시대는 단가를 낮출 수 있지만 다른 장비는 소량으로 들여오기 때문에 단가가 낮지 않다. 관련 인력이 받춰줘야 적극적인 홍보가 가능할 것 같은데 지금은 너무 소극적이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지리적 여건이 큰 것 같다. 서울에서는 상대적으로 이런 인력을 구하기 쉬운 반면 인천까지 올려고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어렵게 사람을 구해도 생각만큼 역량을 갖추지 못한 경우도 종종 있어 어려움이 많다.
 
앞으로의 계획은?
 
작년 기준 3만달러 정도 수출을 했다. 캐스팅 비거리가 15% 이상 늘어난 '스마트 낚싯대'를 비롯해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해외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지난해 호주 낚시박람회에 참가했고 올해는 러시아를 계획 중이다. 미국 올랜드에서 열리는 대규모 전시회에도 향후 진출해 시장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사업 초기에 자금, 경영적으로 경험이 많지 않았는데 사회적기업 제도를 통해 경영 컨설팅, 노무, 회계 등 자립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를 이용할 수 있었다. 영리만을 목적으로 하면 여러가지 제약이 많기 때문에 사회적기업의 가치를 알고 관심을 갖다보면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낚시가 왜 사회적기업이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는데 사회적 가치는 업종에 관계 없이 제공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올해까지 사회적기업 지원을 받은 이후에도 사회적기업으로서 역할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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