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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분쟁·실적감소…코넥스→코스닥 이전상장 철회 벌써 4곳
코넥스 잔류기간 길수록 성장도 둔화…성장사다리 '삐그덕'
2019-04-25 00:00:00 2019-04-25 00:00:00
[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코넥스 기업들이 코스닥으로의 이전이 지연되거나 철회되는 경우가 잇따르면서, 비상장사의 코넥스 이후 코스닥으로의 성장사다리 체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편에서는 패스트트랙(신속이전 상장제도) 요건 확대 등 코스닥 진입 문턱을 낮추고 있는 만큼 코넥스 기업들도 최소한의 기준엔 통과할 수 있게 체력을 길러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4월까지 노브메타파마, 툴젠, 로보쓰리, 엔에스컴퍼니 등 4개사가 코스닥으로 이전상장을 철회했다. 지난 2017년과 2018년에 철회한 기업이 각각 2사, 1사였던 것에 비해 늘어난 것이다. 
 
코넥스 시가총액 1위 기업인 툴젠은 지난해 8월 상장예비심사청구를 제출했다가 지난 1월 철회를 결정했다. 노브메타파마는 지난해 4월 제출 이후 1년여가 지난 올해 3월에 철회했다. 로보쓰리는 성장성특례 방식으로 도전에 나섰다가 사업성을 보완하기로 했다. 엔에스컴퍼니는 올 1월 스팩(SPAC) 합병으로 코스닥에 상장하겠다며 합병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했으나, 내부사정으로 이를 철회키로 했다. 
 
통상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면 한국거래소는 45일 안에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거래소 기술기업성장부 관계자는 "심사청구 이후에 갑자기 특허분쟁이 생기거나 실적이 급격히 꺾여 심사 연기를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1년 정도는 심사 유예를 허용하는데, 유예한 동안에도 내부사정이 해결되지 않아 결국 자진철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패스트트랙 요건을 추가하고, 시가총액이나 지분분산이 잘 돼서 (코스닥)상장사로 자격이 있다고 보면 사업계속성 심사를 면제하는 등 문턱을 낮추려고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코넥스는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조달과 코스닥으로 올라가는 사다리 역할을 한다는 취지로 출범한 시장이다. 금융당국은 코넥스에 상장된 기업을 3~4년 안에 코스닥에 이전상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실제로 코넥스에 머무른 기간이 길어질수록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시장연구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한 45개 기업들이 이전상장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23.5개월이다. 이중 64.4%인 29개사는 2년 내에 이전을 완료했다. 코넥스 상장사 151개 중 상장된 지 3년을 넘은 곳은 47%(71개사)이며, 전체 기업의 상장 유지기간은 34.8개월로 금융당국이 목표로 한 이전상장 기한에 도달한 상태다. 
 
지난해말 기준 코넥스 상장유지기간이 1년 미만인 기업들의 평균 매출액 증가율은 32.0%로, 4년 이상된 기업의 매출 증가율(0.7%)에 비해 45.7배나 높았다. 
 
이혜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코넥스에 머무른 기간이 길어질수록 기업의 성장성은 둔화되는 양상을 나타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넥스시장에 남은 기업들에게는 이전상장의 유인을 늘리고, 제도를 보완해 비상장기업이 코넥스를 거쳐 코스닥으로 이어지는 성장사다리 체계가 보다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연구원은 "코넥스에 상장돼 10년이 넘은 기업은 거래소가 코넥스시장 장기 잔류법인으로 지정해, 코스닥으로 상장을 권유할 수 있다"며 "이전상장 요건을 충족하는 기업에게 코스닥 이전 상장을 권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보쓰리가 코넥스시장에 상장할 당시의 모습. 사진/한국거래소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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