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vs 인수후보자, 아시아나항공 매각 눈치싸움 돌입
산은 "매력적인 매물" 강조…기업들 가격 낮추려 "관심없다"
입력 : 2019-04-18 16:27:29 수정 : 2019-04-22 10:34:40
[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채권단과 기업들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두고 눈치싸움에 돌입했다.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자의 경제적 부담을 낮추고 흑자가 예상되는 매력적인 매물이라고 강조했지만, 후보 기업들은 "관심없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자본력이 탄탄한 기업에 매각하는 등 최대한 성공적으로 인수전을 치뤄야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에 5000억원의 자금을 빌려주는 만큼 자금 회수에 대한 부담도 크기 때문이다. 반면, 기업들은 최대한 낮은 가격으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위해 말을 아끼고 있다.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자가 최대한 경제적 부담을 갖지 않는 방향으로 매각방침을 정했다. 또 경영정상화가 이뤄지면 흑자가 예상되는 매력적인 매물이라고도 강조했다. 아시아나항공을 성공적으로 매각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그간 시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부채가 7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그만큼 시장에서는 인수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봤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를 탕감하고 경영정상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7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인수자가 모두 탕감해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가 7조원이 아니라 3조6000억원이므로,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 전체 부채인 3조6000억원을 모두 탕감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이중 일부만 증자를 통해 지원하면 된다는 것이다. 최근 이동걸 회장은 "기업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때 모든 부채를 다 갚아야 하는 것 아니다"며 "적정한 자본이 조달됐을 경우, 큰 무리 없이 가져가는 구조만 되면 부채는 그냥 갖고 간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 매각 방식으로 내세운 '구주매각+신주인수(유상증자)' 방식은 인수기업의 경제적 부담을 확연히 낮추기 위한 방안으로 꼽힌다. 그간 산업은행이 추진했던 부실기업 매각방식은 인수기업의 유상증자를 통해서만 모든 경영정상화 자금을 충당했기 때문에 인수기업의 경제적 부담이 컸다. 하지만 이번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기존 대주주 지분을 처분(구주매각)하고 유상증자가 더해지는 만큼 인수자의 경제적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자회사 패키지 등이 있기 때문에 경영정상화가 된다면 꽤 매력적인 매물"이라고 말했다.
 
우선 올해 아시아나항공이 상환해야할 부채가 1조3000억원이 되는 만큼, 인수자금은 최소 1조원에서 최대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점쳐진다. 산업은행이 자금력이 탄탄한 기업들을 인수후보자로 눈여겨 보는 이유다.
 
하지만 유력 후보기업들은 산업은행의 이러한 '당근책'에 "관심없다"는 의사를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인수할 수 있는 유력 후보기업들은 SK·한화·애경·CJ·롯데·신세계 그룹·금호석유화학·호반건설 등이 꼽힌다.
 
SK그룹은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검토한 만큼 유력한 후보기업으로 꼽히지만, 최근 "검토된 바가 없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로케이에 투자한 적이 있는 한화그룹도 일단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우선 한화그룹은 롯데카드 인수전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제주항공을 운영 중인 애경그룹과, 롯데·CJ·신세계·호텔신라 등 면세·물류기업도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가장 유력했던 아시아나항공 2대주주인 금호석유화학과 호남권기업인 호반건설도 인수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했다.
 
이는 아시아나항공 인수가격을 낮추기 위한 기업들의 사전포석이라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주가가 상승하고 있어 인수가가 뛸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가 있다"며 "기업들이 최대한 인수가격을 낮추기 위해 말을 아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에 약 5000억원 내외의 자금을 투여하는 만큼, 자금 회수에 대한 부담감이 커졌다. 자금력이 탄탄한 기업에게 매각해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가치를 올려 최대한 많은 자금을, 최대한 빨리 회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매각에 실패할 경우,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처럼 아시아나항공을 출자전환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채권단 관계자는 "아직 시장의 반응을 보고 있다"며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답했다.
 
 
아시아나항공 본사. 사진/ 뉴시스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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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홍

무릎을 탁 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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