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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의 변신, 플랫폼 경제에 빠지다
전통 비즈니스 한계 봉착…현대차·LG·SK 잇단 관심
2019-03-15 00:00:00 2019-03-15 00:00:00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기업 내부에서 개발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팔아 이익을 내는 전통 비즈니스 모델이 한계에 봉착했다. 건물, 땅과 같은 고정 자산이 아니라 플랫폼 비즈니스에 투자해야 할 때다"
 
'플랫폼 레볼루션'의 저자 상지트 폴 초더리 플랫폼싱킹랩스 대표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이후의 경쟁에 대해 이 같이 정의했다. 제조업이 지속적으로 가치를 창출하고 지위를 유지하려면 지금껏 해당 산업 내에서 확보한 우위를 지키면서 변화를 촉발하는 요인을 이해하고 구조적 우위를 확보하는 활동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다. 
 
LG경제연구원이 지난해 12월 발간한 '탈규모 시대의 제조업, 플랫폼 비즈니스로 도약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플랫폼 비즈니스는 개방된 사업 영역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상호 작용하면서 가치를 창출하는 비즈니스로 정의된다. 지난 2010년 초반 이후 에어비앤비, 우버 등 공유경제를 기치로 내건 스타트업들이 두각을 나타내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기존에도 플랫폼 비즈니스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IT 기술 발달로 공급과 수요 측면에서 매개 여건이 활성화되면서 가치가 높아졌다. 
 
이들의 부상에 글로벌 주요 기업들도 플랫폼 경제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의 대표 자동차 기업 토요타는 지난해 초 열린 CES 2018에서 다목적 모듈식 전기차 '이팔레트'를 선보이며 모빌리티 서비스 제공 기업으로 사업의 무게중심을 옮길 것을 선언했다. 성과를 내지 못하고 조기에 사업이 좌초됐지만 GE는 산업인터넷 운영 플랫폼 '프레딕스'를 이용해 전통 제조업 강자에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했다. 
 
국내 기업들도 향후 경쟁에서의 생존 열쇠로 플랫폼 비즈니스를 주목하고 있다. LG그룹은 14일 열린 월례 포럼의 주제를 '플랫폼 비즈니스'로 정했다. LG 월례 포럼은 LG경제연구원이 매달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명사 초청 강의다. 이달의 월례 포럼에 관심이 높은 것은 그간 분기별로 개최하던 임원 세미나를 월례 포럼으로 대신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실용적 성향의 구광모 LG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정이다. 이날 포럼의 연사로는 박희은 알토스벤처스 수석심사역이 나섰다. 박 심사역은 벤처기업가 출신으로 마이리얼트립, 링크샵스, 크몽 등 플랫폼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진행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오른쪽)과 앤서니 탄 그랩 설립자 겸 CEO가 지난해 11월 싱가포르 카펠라호텔에서 열린 '블룸버그 뉴이코노미 포럼'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뉴 이코노미·뉴시스
 
현대차와 SK는 이미 해외 플랫폼 비즈니스 기업에 잇달아 투자를 하며 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인도 차량공유업체 레브와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앞서는 인도 택시공유 애플리케이션 스타트업 올라에 2억5000만달러를 투자했고, 동남아 최대 차량 공유 업체 '그랩', 호주 P2P 카셰어리 업체 '카 넥스트 도어', 미국 모빌리티 플랫폼 '미고' 등에 투자했다. SK그룹도 지난해 그랩에 800억원대 규모의 지분 투자를 했다. 이후 SK텔레콤과 그랩은 내비게이션 관련 사업을 위한 조인트 벤처 '그랩지오홀딩스'를 설립, 1분기 중 싱가포르에서 사용가능한 T맵 기반의 그랩 운전자용 내비게이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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