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해결책 안보이는 현대·기아차 통상임금 난제
입력 : 2019-02-18 06:00:00 수정 : 2019-02-18 06:00:00
김재홍 산업1부 기자
"올해 한국지엠, 르노삼성자동차의 구조조정 우려가 높아진데다가 통상임금, 최저임금 사안으로 업계 전망이 더욱 불투명해졌다.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 불명확한 통상임금 판단 기준도 혼란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 14일 대법원의 시영운수 통상임금 판결 후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업계에서는 대법원 판결을 가이드라인으로 삼으려고 했지만 오히려 "기준을 모르겠다"는 불만이 나왔다. 
 
이에 따라 오는 22일 예정된 기아자동차 통상임금 2심 판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017년 8월 1심 판결에서 재판부는 미지급 임금 규모를 4224억원으로 산정했고 기아차는 2017년 3분기 실적에 9773억원의 충당금을 반영하면서 적자로 전환됐다. 
 
통상임금 사안은 최저임금 문제와 결부되면서 해결이 더욱 꼬이고 있다. 기아차는 노조에 상여금 750% 중 600%를 기본급으로 전환해 매달 지급하거나 600%를 기본급으로 바꾸지 않고 매달 지급하는 두 가지 방안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거절했다. 
 
노조 입장에서는 시간을 끌면 협상을 더욱 유리하게 이끌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2심에서도 승소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사측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더라고 상여금이 통상임금으로 반영될 공산이 크다. 여기에 최저임금 문제로 사측을 압박하면 향후 교섭에서 추가적인 기본급 인상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현대차 7000여명, 기아차 1000명 가량이 최저임금에 미달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 노조도 이를 감안해 사측의 상여금 매월 지급 제안에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최저임금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게다가 현대차 노조는 통상임금 1심과 2심에서 모두 패소했지만 "사법농단 판결 때문"이라면서 반발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1심(2015년 1월), 2심(2015년 12월) 재판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임기 동안 진행됐다"면서 "대법원은 과거 법리적 오인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노조는 광주시와 현대차그룹이 추진 중인 '광주형 일자리'에 반발해 총파업 등으로 대응 수위를 높여왔다. 아울러 광주형 일자리로 발생할 피해가 우려된다며 원·하청 총고용 보장 요구를 포함한 특별고용안정위원회 소집도 요구하면서 노사가 원만한 해결 방안을 도출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사측이 기본급을 최대한 낮추기 위해 각종 수당을 포함시킨 관행이 통상임금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꼽는 시각도 많다. 하지만 정부가 현 상황을 방관하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는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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