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산은, 대마불사·밀실협의 되풀이 말아야
입력 : 2019-02-14 20:00:00 수정 : 2019-02-14 20:00:00
고재인 금융부장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일사천리로 추진하면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거침없는 추진력과 뚝심이 다시금 빛을 발하고 있다.
 
그동안 애물단지로 취급받던 대우조선을 조선업계 1위인 현대중공업과 결합을 통해 세계 조선 시장점유율 21%로 메가조선사로 탄생시켰다산은 입장에서는 현대중공업에 넘기면서 부실관리의 부담을 덜어내고 향후 혁신성장기업 지원에 대한 여력을 마련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속도전에 우려를 나타내는 분위기도 있다대우조선 매각의 경우 아직 완전한 정상화를 이루지 않은 상황에 서둘러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투명하지 못한 과정과 매각방식에서 현대중공업에 헐값매각 특혜시비 논란까지 일고 있다대우조선 매각방식을 살펴보면 대우조선 지분 전량을 현대중공업에 현물 출자하는 방식으로 대우조선을 인수하는 현대중공업이 조선통합법인이라는 지주회사를 만들면 산업은행은 통합법인의 지분을 받는다. 결국 당장 산은이 손에 쥐는 돈은 없고 현대중공업도 인수를 위해 들어가는 비용이 크게 없게 된다.
 
특히, 현대중공업과 우선적으로 협상한 뒤 삼성중공업에 뒤늦은 참여 의사를 밝히게 하는 스토킹 호스 매각방식이어서 밀어주기 특혜 시비에 휘말리게 하고 있다.
 
벼랑끝 전술로 노조에 대한 압박과 속전속결로 안정적으로 성과를 냈다는 한국GM 추가 자금지원과 중국 회사인 더블스타에 매각한 금호타이어 등 두 회사의 사정도 그다지 좋아보이지 않는다.
 
한국GM은 연구개발(R&D) 법인분리 분리 후 노조 단체협약 승계 문제, 군산공장 폐쇄하면서 1200여명 인력감축 이후 부평2공장 등 추가적인 구조조정 이야기가 나오는 등 먹튀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금호타이어도 중국 타이어 회사인 더블스타에 인수된 후에도 여전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산업은행 출신 이대현 전 수석부행장이 고사하기는 했지만 금호타이어 회장 내정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여전히 어수선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거침없는 추진력과 뚝심이 부작용인 듯 지속적인 잡음과 경영악화가 이어지고 있다. 대우조선 매각과정, 한국GM 추가 지원 협상 과정, 금호타이어 매각 과정 등 빠른 결단력의 성과이기도 하지만 이면에는 투명하지 못한 밀실협의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결국, 밀실협의를 통해 빠른 성과를 냈을지언정 외국계 기업 및 국내 대형 조선사 등에 끌려다니며 헐값매각, 퍼주기식 지원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된 셈이다.
 
산은은 정책금융기관으로 국내 근간이 되는 산업활성화를 위한 금융지원에 역할을 다해야할 책임이 있다. 더이상 투명하지 못한 밀실협의 등으로 특정 기업과 지역의 지원을 했다는 논란과 부실을 키우면 안된다.
 
지금까지는 매각을 위한 속도전이었지만 매각 성사만 놓고 구조조정 성공이라 자평하기는 이르다. 그동안 수조원대의 충격적인 분식회계가 드러났을 때도, 수조원대의 공적자금이 추가 투입됐을 때도 대우조선의 최대주주는 산업은행이었다.
 
구조조정 속도전에 따른 부작용이 또 다시 터져나온다면 당장은 덮고 지나가는 듯한 밀실협의나 대마불사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이다. 산은은 대우조선에 '밑 빠진 독' 물 붓기 식으로 쏟아부은 10조원 가량의 혈세가 걷히기 전까지는 구조조정이 끝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고재인 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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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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