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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숙원 거래세 폐지 8부능선 넘었다
전·현직 회장 적극적 행보 결실…목소리 커진 금투협
2019-02-13 00:00:00 2019-02-13 00:00:00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금융투자업계 숙원 중 하나였던 증권거래세 개편이 8부능선을 넘었다. 금융투자협회 전·현직 회장이 수년째 지속적으로 제도개선을 요구했고 정치권에서 이에 화답, 실무부서를 구성하면서 실질적인 제도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권용원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지난1월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개최한 금융투자업계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2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 이번주 최운열 의원 등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본격적으로 증권거래세 개선에 착수한다. 증권거래세와 관련된 법안은 총 3건으로 김철민 의원은 기존 0.5%에서 0.1%로 낮추는 안을, 김병욱 의원은 0.15%, 최운열 의원은 아예 폐지하고 양도소득세로 세제를 일원화하는 방식을 발의한 상태다.
 
증권거래세 개선 논의가 진전되면서 금융투자업계는 한껏 고무됐다. 지난 1월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금융투자협회를 직접 찾아 간담회를 열었을 때부터 분위기는 무르익었다. 당시 업계에서는 여당 대표가 직접 개별 업계와 면담을 진행하고 애로사항을 들은 것에 대해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본시장특위 위원장이 자본시장연구원의 전신인 증권연구원장 출신인 최운열 의원이라 이슈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고, 손실이 나도 세금을 매긴다는 것 자체가 불합리할 뿐더러 이 사안에 대해 대부분의 투자자가 동의한다는 점에서 정치권에서 많이 수긍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거래세 인하는 기정사실화된 것 같다"면서 "총론을 지나 각론 문제로 들어온 상태로, 단계적 폐지나 인하 중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거래세 개선은 수년째 끊임없이 업계가 요구해온 것이지만 개편논의는 지난 2018년부터 본격화됐다. 금융투자협회가 전방에서 거래세 인하를 위해 다각적으로 움직이며 공론화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금융투자업을 위해 정치권과 금융당국 등에 '할 말은 하는' 인물이 수년째 금융투자업계를 이끌고 있다는 점이 업계 안팎으로 힘을 실어주고 있다. 권용원 회장과 황영기 전 회장 이전에는 사실상 협회가 업계 이익을 대변하는 데 소극적이었다는 평가가 많다.
 
삼성 출신으로 금융지주 회장을 거친 황영기 전 협회장은  증권사 균형발전 30대 핵심과제를 내놓는 등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잡기'에 적극적이었다. 그는 타업종과 충돌을 불사하며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도입과 초대형 투자은행(IB) 안착 등의 성과를 도출했다. 지난해 취임한 권용원 회장은 황 전 회장이 초안을 마련한 '금융시장 100대 과제2'를 준비 중이다. 취임 1년만에 증권거래세 개편을 목전에 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산자부 공무원을 거친 권 회장이 증권업 전문성 뿐 아니라 네트워킹에 능하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혁신성장과 민생안정 등에 귀기울이고 있어 자본시장에 관심이 많아졌고, 업계에서 꾸준히 노력하던 것이 한몫 한 것 같다"면서 "증권거래세가 폐지나 인하되면 투자심리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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