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토마토칼럼)'중기대통령' 선거, 이제는 바뀌어야
2019-01-24 06:00:00 2019-01-24 06:00:00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선거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4년만에 벌어지는 이번 선거는 특히 시기적으로 매우 중요한 때에 치러져 주목된다.
 
우선 대외적으로 보면 4차산업혁명 시대의 파고가 전방위로 밀어닥치고 있는 시기다. 특히 대기업 중심으로 성장해온 우리 경제 특성상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중소제조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허리가 없는' 우리경제의 고질적 약점을 고치지 않고서는 경제성장의 지속가능성을 더 이상 담보하기 힘들다는 얘기가 정부와 업계 안팎에서 심심치 않게 나온다. 대한민국 전체 기업의 99%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을 두루 아울러 살펴볼 수 있는 혜안을 지닌 이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중기중앙회장은 소위 '중기대통령'이라고 불릴 만큼 그 역할과 임무가 막중한 자리다.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까지 굵직한 중기 현안이 산적해있어 이번 선거의 중요성은 역대 그 어느 때보다 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그래서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어서인지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선거 열기는 뜨겁다. 중기대통령에 대한 관심이 이토록 높은 것은 반가운 일이다. 다만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혼탁한 선거관행은 아쉬움을 자아낸다.
 
중기중앙회장은 무보수 명예직이라는 점이 무색할 만큼 일부 후보자들의 경우 과열된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는 얘기가 속속 들린다. 이번 선거 전까지 기존 중기업계에선 중기중앙회장이 되려면 30억원 정도가 든다는 말이 횡행했다. 중기중앙회는 예전과 다른 선거를 치르겠다고 다짐했건만 과연 깨끗한 선거를 치르고 있는 건지 의문스럽다. 누구누구가 금품을 주고 받았다느니 하는 류의 소문은 아쉽게도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다. 후보들이 선거의 기본 룰조차 지키지 않는 점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대목이다.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는 어제 특정 입후보예정자의 지지도에 대한 허위사실 공표 혐의 등으로 선거인을 검찰 고발하기로 했다. 
 
선관위의 감시가 강화되는 추세인데도 왜 아랑곳하지 않고 이런 일이 반복될까. 근본적으로는 선거방식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기중앙회장 선거는 570명 대의원의 간접 선거 방식으로 치러진다. 지역 곳곳의 조합 이사장들이 유권자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제한된 유권자를 대상으로 선거를 치르다보니 후보자 입장에선 '돈 뿌리면 된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는 게 중기업계의 얘기다. 이럴 바엔 차라리 조합 이사장이 돌아가면서 중기중앙회장 맡는 게 낫지 않냐는 자조적 목소리도 나오는 판국이다. 
 
가장 아쉬운 것은 상황이 이렇다보니 후보자들간 중기 정책에 대한 공방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계속해서 쏟아지는데 중기업계 자금난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지역조합 활성화를 위한 대책은 무엇인지에 대한 정책공방은 수면 아래 가라 앉았다. 올해도 경제환경이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선거까지 아직 시간이 남았다. 중기업계 체질 개선의 골든타임을 책임질 인물이 뽑힐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정책과 인물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김나볏 중기IT부장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