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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시대 개화로 반도체 시장도 ‘활짝’
5G 칩셋 생산 위해서는 7나노 이하 미세공정 수요 높아질 것
2019-01-24 00:00:00 2019-01-24 00:00:00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올해 5G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되면서 스마트폰의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칩셋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5G칩 시장 선점에 가장 빨리 뛰어든 것은 삼성전자와 퀄컴이다. 5G칩 생산을 위한 파운드리 업체의 미세공정 수주 경쟁 역시 가열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다음달 2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공개하는 첫 번째 5G 스마트폰인 ‘갤럭시S10’에 삼성 엑시노스 9820과 퀄컴의 스냅드래곤 855가 채택될 전망이다. 5G 스마트폰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속도다. 5G는 최대 속도가 20Gbps로 현재 LTE 속도 400∼500Mbps보다 40∼50배 빠르고 처리 용량도 100배 많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모뎀에 요구되는 점도 그만큼 많은 용량의 데이터들을 빠르게 처리하는 능력이다. 테리 차오 대만 반도체장비재료협회장은 "인공지능(AI) 및 5G 애플리케이션의 칩 수요가 향후 3년~5년 내에 세계 반도체 업계의 주요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11월 공개한 엑시노스 9820은 이전 모델 엑시노스 9810 대비 연산 속도를 7배 올렸다. 설계를 최적화한 4세대 자체 싱글 코어를 적용해 3세대 대비 싱글코어 성능을 약 20% 높였고 동일 성능에서의 전력효율도 약 40% 개선했다. 속도 면에서는 8개 대역 주파수묶음(CA) 기술과 2Gbps 다운로드 속도의 통신이 가능한 모뎀을 탑재했다. 이는 3.7GB 용량의 풀HD 고화질 영화를 약 15초 만에 다운로드 가능한 속도다. 
 
5G 스마트폰을 위한 삼성전자 모바일 AP 엑시노스 9820. 사진/삼성전자
 
지난해 말 공개된 스냅드래곤 855 역시 속도에 방점을 찍었다. X50 모뎀칩과 짝을 이룰 경우 5G 초고주파 대역을 지원하는데 이론적으로 기존 4G보다 5배 빠른 6Gbps의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3.7GB에 달하는 고화질 영화 한 편을 단 5초에 내려 받을 수 있는 속도다. 와이파이 성능도 큰 개선을 보였다. 스냅드래곤 855는 모바일 칩에 와이파이6 규격을 적용해 최대 10Gbps의 속도를 구현한다. 기존 스마트폰의 평균 와이파이 속도(1Gbps)보다 10배 가까이 빠른 셈이다.
 
이전 제품들보다 연산 처리 능력과 전력 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7나노 이하 미세공정이 필수다. 7나노 공정 기반의 5G 솔루션은 칩 사이즈를 획기적으로 줄임으로써 모바일 기기 제조사들이 보다 큰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하거나 두께가 얇은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다. 5G 칩셋 생산을 위한 반도체 업체들의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이유다. 디지타임스 리서치는 7나노 제조공정에 대한 수요가 스마트폰 업체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8나노급 공정은 여전히 생산 물량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겠지만 파운드리 업체들이 14나노, 12나노 등 미세공정으로 전환하면서 수요에서의 비중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5G를 위한 7나노 이하의 공정기술을 확보한 곳은 삼성전자와 TSMC 두 곳이다.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TSMC가 지난해 애플, 화웨이 물량을 수주하며 시장을 선점했다. TSMC는 미세공정을 구현하는데 있어 기존 불화아르곤(ArF)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기술적 완성도가 충분하지 않아 수율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극자외선(EUV) 노광 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하면서 TSMC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EUV란 반도체 재료가 되는 웨이퍼에 빛으로 회로를 그리는 기술을 뜻한다. 불화아르곤보다 14분의 1 수준으로 파장이 짧아 더 세밀하게 회로를 그릴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말 완공 예정인 화성캠퍼스 EUV 라인에서 2020년부터 양산을 시작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퀄컴의 5G 모뎀칩을 시작으로 7나노 고객을 확보하며 파운드리 세계 2위 업체로까지 올라섰다. 업계 관계자는 “5G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칩셋은 작고 빨라야 하며 7나노 이하 미세공정에서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다”면서 “미세공정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기존 ArF 광원보다 EUV 도입이 필수”라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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