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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주, 자사주·대주주 매입…효과는 '잠깐'
주가방어에도 실적악화·대외변수에 '흔들'
"주주환원과 투자 사이 중간점 찾아야"
2018-12-10 00:00:00 2018-12-10 00:00:00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바이오기업들이 하락장 속에서 자사주 매입과 대주주의 주식매입을 통해 주주들을 달래고 있다. 투자자들에게 주가가 싸다는 시그널을 주며  '반짝' 주가 상승으로도 이어지고 있지만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방안을 찾아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7월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셀트리온그룹 창립 15주년 기념식'에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기업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바이오대장주 셀트리온(068270)은 지난달 1일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각각 978억7500만원(45만주), 987억3500만원(155만주)어치 주식을 매입키로 했다. 셀트리온 주가는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당일에만 1만원(4.60%) 상승했다. 이후 6일까지 오름세를 이어갔다.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지난달 1일부터 이달 7일까지 총 2만8000원(12%)가량 상승했다.
 
하지만 실적이 발표되자 주가는 휘청였고 급기야 바이오주의 동반하락을 초래했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9일 3분기 연결기준 73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44%나 급감한 실적이었다.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이 발표되자 주가는 12일 하루에만 2만7500원(11.98%) 하락해 20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20만원까지 떨어져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대외악재에도 흔들렸다.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체포로 미중 갈등이 재발하며 코스피가 32.62포인트나 급락한 지난 6일에도 셀트리온은 2.69% 하락했다.
 
메디톡스의 정현호 대표는 올해에만 세 번(6월, 10월, 11월)에 걸쳐 주식을 매입했다. 주가 방어용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메디톡스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50만원대에 머물렀지만 지속적인 상승세로 지난 7월 10일 85만9800원까지 치솟으며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이후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최대주주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가하락세가 이어지는 것은 중국의 따이공(보따리상) 단속으로 인한 중국 수출 부진이 실적 악화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휴메딕스, 휴젤, 국제약품 등이 자사주를 매입하며 주가방어에 나서고 있다.
 
기업 차원의 자사주 매입과 대주주의 주식 추가 매입은 공통적으로 주가 부양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대주주의 주식 매입은 지배권 강화로도 이어지므로 엄밀하게 따지면 구분할 필요가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 완료시점(공시이후 3개월) 이후 효과를 확인할 수 있지만 매입량이 시총 대비 크지 않다면 시황과 기업 실적 여부에 따라 영향이 미미할 수 있다"며 "다만 저가매수 관점에서 투자목적으로 접근할 만한 이슈"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기업이 성장하면 주주들도 장기투자를 하고, 단기 성과를 환원하면 단기 투자자들이 몰려올 것"이라며  "주주환원과 기업 성장을 위한 투자 사이에서 적절한 지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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