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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가게 1호점 찾아가보니 "매출 두배로 껑충"
"장수 소상인 인식제고 기여"…인건비·물가부담엔 쓴소리도
2018-11-20 14:42:43 2018-11-20 14:42:43
[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백년가게 선정된 이후 매출이 전년비 두배 뛰었다. 음식 장인으로 인정받은 것 같아 자부심이 크다. 백년가게에서 나아가 천년가게가 되도록 음식 전통을 이어나가고 싶다."
 
최근 백년가게 1호점인 삼거리먼지막순대국을 다시 찾았다. 오래된 가게 특유의 정감 가는 정취에 순댓국을 시켜놓고 삼삼오오 모여 소주잔을 기울이는 어르신들이 눈에 띄었다. 외지인으로 보이는 젊은 남녀가 여럿 보이는 것은 두 달 전에 취재 차 찾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늦은 오후 시간에도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김운창 삼거리먼지막순대국 사장은 "말도 못한다. 점심시간에는 줄을 서야 한다. 주말에는 아침, 점심, 저녁 가릴 것 없이 손님들이 몰려온다"며 "백년가게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단골손님한테 미안해 죽겠다"고 웃음지어 말했다. 
 
서울 대림동 대림시장 인근에 위치한 삼거리먼지막순대국은 60년 전통(세무소 등록 시점으론 40년)의 동네 터줏대감 순댓국 음식점이다. 2002년부터 김 대표가 선친의 가업을 2대에 걸쳐 이어받아 운영하고 있다. 선친 때 조리법 그대로 생고기를 직접 손질 후 가마솥에 푹 끓여 잡내가 없는 담백한 국물 맛을 내고 있으며, 푸짐한 양과 착한 가격이 특징이다.
 
지난 9월 '백년가게 1호점'에 삼거리먼지막순대국이 선정됐다. 현판 제막 행사에는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참석했다. 백년가게는 중기부가 30년 이상 한우물 경영을 하고 있는 우수 소상공인을 발굴해 100년 이상 존속·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백년가게 선정업체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 소상공인의 바람직한 롤 모델로 사회전반에 널리 알리고자 하는 취지다. 
 
중기부는 6월 백년가게 육성대책을 발표한 이후 9월 삼거리먼지막순대국을 포함해 30개 업체를 백년가게로 선정했다. 10월과 11월에 제3·4차 평가위원회를 거쳐 총 18개 업체를 추가로 선정했다. 앞으로도 매달 평가위원회를 통해 백년가게를 추가로 선정해나갈 계획이다. 
 
중기부에 따르면 삼거리먼지막순대국집의 경우, 매출이 두배로 올랐고, 식신플랫폼에 백년가게로 등록해 1만7000여명이 검색했다. 백년가게가 장수 소상인에 대한 인식제고 및 매출액 확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김운창 사장은 "백년가게 덕분에 매출이 들쑥날쑥하지 않고 꾸준하게 늘고 있다"며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사장들도 많이 찾아서 장사 비법과 백년가게에 대해 많이 묻는다. 본의 아니게 백년가게 취지와 정책에 대한 홍보활동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긴 줄을 서야 하는 단골들과 소문 듣고 찾아왔다가 헛걸음하는 손님들 때문에 지하까지 가게를 확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1층과 동일한 규모에 40평 지하가 가게로 탈바꿈하기 위한 공사가 한창이었다. 
 
그는 장사가 잘 되지만 그만큼 걱정도 늘었다고 말한다. 정부의 소상공인 지원 확대를 요청하기도 했다.  
 
김 시장은 "나의 신조는 저렴한 가격으로 맛있으면서 배부르게 손님을 대접하는 것"이라며 "식재료 가격이 많이 올랐고, 손님이 많이 오다보니 직원도 늘려서 인건비 부담이 여전히 크다.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한 구석진 동네에서 가게를 운영을 해서 그나마 버틸 만하지 중심가였으면 이대로 장사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자영업자들은 높은 물가와 인건비 때문에 힘들다"고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일본처럼 대대로 운영하는 장수가게가 되고 싶다"며 "부모님이 하시던 가업을 그대로 이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백년가게 육성사업에 참여하고자 하는 업체는 연중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본부 및 전국(60개) 소상공인 지원센터에 신청하면 된다. 현재 선정된 백년가게는 총 48개 업체다. 중기부는 백년가게에 대해서는 O2O플랫폼사, 한국관광공사, 소상공인방송 등과 협업해 홍보를 강화할 방침이다. 선정된 업체는 백년가게 확인서를 가지고 가까운 지역신용보증재단을 방문하면 보증비율(100%)및 보증료율(0.8%고정) 우대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소상공인에 대해선 정책 자금 금리 우대(0.4%p우대)가 가능하다.
 
김운창 삼거리먼지막순대국 사장. 사진=최원석기자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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