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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 10년, 조선소 퇴출은 계속된다
2018-11-20 14:19:24 2018-11-20 15:46:36
[뉴스토마토 채명석 기자] 조선업 불황의 시작을 알린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지 올해로 10년이 됐으나 전 세계 조선소의 퇴출은 계속되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2008년 말 기준 단 한 척의 수주잔량이라도 있던 전 세계 조선소 수는 612개였으나, 10년이 지난 올해 10월 말 현재 356개로 256개(41.8%)가 줄었다. 이는 조선소 10개 중 4개가 일감이 없어 조업을 중단하거나 아예 문을 닫았음을 의미한다. 클락슨이 통계에 활용하는 조선소는 최소 1척 이상의 상선 수주물량을 신고한 곳을 말한다.
 
경남 창원 STX조선해양 조선소 전경. 사진/뉴시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 2008년 9월 클락슨 통계에 참여한 조선소 수는 629개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후 하향세로 반전돼 2012년 한 해에만 무려 84개가 명단에서 사라졌다. 올해만 해도 25개가 줄어 퇴출 행렬은 지속되고 있다.
 
특히, 한국 조선소가 중국과 일본에 비해 많이 감소했다. 클락슨 리포트가 사명을 공개한 수주잔량 순위 150~160위권 안에 든 조선소들 가운데 한국 조선소는 2008년말 25개에서 올해 10월말까지 8개로 3분의 1 이상 줄었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성동조선해양 통영 조선소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등 대형 조선소 이외에 SLS조선, SPP조선, 21세기조선, 진세조선, 삼호중공업, 오리에트조선 등 한때 남해 지역에서 조업해 왔던 중소 조선소들이다.
 
반면, 중국 조선소는 같은 기간 63개로 동일하며, 일본 조선소는 37개에서 35개로 2개가 줄었다.
 
이에 따라, 조선소를 운영하는 조선그룹(조선사)도 비슷했다. 2008년 522개사에 달했으나 올 10월말 현재 252개사로 270개사(51.7%)가 퇴출됐다.
 
조선 업계는 올해 이후에도 조선소의 퇴출은 이어지되, 한국보다는 중국 조선소 축소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조선소는 올 들어 호황을 이어가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선 분야에서 한국에 밀리고 있고, 수주를 못해 일감을 얻지 못한 조선소가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도 그동안의 분위기와 달리 화이트리스트에 들어가지 못한 조선소들에 대해 지원을 끊고 있는 상황으로 화이트리스트에 포함되었다고 해도 생존 여부를 본 뒤 선별 지원하는 방안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중이다. 일본도 엔화약세와 자국 해운사의 발주 물량을 내세워 반등 기미를 보였으나 해외 선주들로부터 외면받으며 지속적인 수주에 실패해 3년여 만에 불황으로 돌아섰다. 내년 이후에는 일감을 따내지 못한 양국 조선소들이 대거 시장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국도 예전 수준은 아니지만 조선소 추가 감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당장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의 생존 여부가 오는 22일 정부가 발표할 예정인 ‘조선산업 활력 제고 방안’에 달려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조선산업 거품의 원인이 됐던 중국의 붕괴가 눈앞까지 왔다. 이럴 경우 특화된 기술을 보유한 한국 조선사들에겐 기회가 될 수 있는 만큼 구조조정의 속도를 조절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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