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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 한진칼 경영권 장악 시도…한국형 주주행동주의 서막
이사진 교체 전망…주가 변동성 클 것
2018-11-16 15:37:50 2018-11-16 15:37:50
[뉴스토마토 이종호 기자] KCGI의 자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가 한진칼의 지분 9%를 확보하고 한진칼 경영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장하성 펀드 이후 한국형 주주행동 주의의 서막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내년 주주총회 전까지 상당기간 주가의 변동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한회사 그레이스홀딩스는 전날 한진칼 주식 532만2666주를 주당 2만4557원에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취득 후 한진칼 지분비율은 9%로 그레이스홀딩스는 지분 8.35%를 보유한 국민연금공단을 제치고 한진칼의 2대 주주가 됐다. 
 
그레이스홀딩스는 주식보유 목적에 대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54조 제1항 각 호에 대한 세부 계획은 없지만 장래에 회사의 업무집행과 관련한 사항이 발생할 경우에는 관계법령 등에서 허용하는 범위와 방법에 따라 회사의 경영목적에 부합하도록 관련 행위들을 고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레이스홀딩스의 대주주인 KCGI는 행동주의 사모펀드로 알려지면서 KCGI가 한진칼의 이사진 교체를 통한 경영권 장악 시도 가능성이 높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총 표 대결이 중요하지만 한진그룹이 국민적 공분을 샀던 점을 감안하면 많은 소액주주들이 그레이스홀딩스에 의결권을 위임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사회 장악 이후에는 한진칼의 적자 사업부 정리를 위한 호텔 및 부동산 매각, 계열사 경영참여 시도가 예상되고 이번 지분공시로 한진칼 주가는 2019년 주총 표 대결 전까지 상당 기간 급격한 변동성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레이스홀딩스가 한진칼의 지분 9%를 확보하고 한진칼 경영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국내 행동주의 펀드 1호는 지난 2006년 '장하성펀드'로 불린 라자드자산운용의 한국지배구조펀드다. 당시 소액주주 운동을 벌였던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이 펀드의 투자 고문을 담당하면서 붙은 별칭이다.  
 
이후 2016년 라임자산운용의 라임-서스틴데모크라시, 2017년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의 행동매주식전문투자형펀드, KB자산운용이 지난 3월 내놓은 KB주주가치포커스펀드 등이 있지만 글로벌 펀드에 비해 영향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여전하다. 기업에 영향력을 행사할 최소 지분인 5%를 확보하기에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번 그레이스홀딩스의 9% 확보는 장하성펀드 이후 한국형 주주행동주의 서막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송치호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의결권 대결을 벌일 수 있을 만큼의 의미 있는 대형 행동주의펀드가 참여하지 않아 실제 행동주의 투자 실행 측면에서는 엘리어트를 제외하고는 의미 있는 사례가 없었다"며 "KCGI의 한진칼 지분 매입은 한국형 주주행동주의의 서막"이라고 평가했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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