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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권유대행인 모집 나선 메리츠운용…직판 확대 의지
비용부담 없이 판매활로 모색…직판 성과는 의구심
2018-11-13 06:00:00 2018-11-13 06:00:00
[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메리츠자산운용이 공모 운용사로는 처음으로 펀드투자권유대행인 모집에 나섰다. 올해 3월 직접 판매를 선언한 메리츠운용은 지난 4월에 비대면으로 펀드 가입이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을 내놓기도 했다. 이번 대행인 모집도 직판 활로를 적극적으로 개척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2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자산운용은 이달 9일부터 펀드투자권유대행인 모집에 나섰다. 모집 인원에는 제한이 없으며, 수시채용을 통해 펀드대행인을 가능한 많이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3~4명에 불과한 대행인을 늘려 펀드를 직접 판매하겠다는 의도다. 모집된 대행인은 앞으로 메리츠운용과 위탁계약을 맺고 메리츠운용의 모든 펀드를 판매하게 된다.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미국 등 금융 선진국에서는 투자권유인 제도가 활성화돼 많이 활약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많은 이들의 노후준비를 위해 (대행인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사진/메리츠자산운용
 
통상 판매사의 용병으로 불리는 대행인은 직접 고용된 직원은 아니지만, 증권사와 계약을 맺고 실적에 따라 보수를 받는다. 보험설계사와 비슷한 계약 구조다. 100% 실적에 따라 보수가 정해지기 때문에 고용되는 대행인이 늘어도 비용에 대한 부담은 없다. 
 
메리츠운용의 대행인 모집도 비용을 늘리지 않은 채 대행인을 통해 지난 3월부터 시작한 펀드 직판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메리츠운용은 2008년 에셋플러스자산운용에 이어 운용업계로는 두 번째로 직판을 시작했다. 현재 직판 펀드는 ▲메리츠 주니어 ▲메리츠 시니어 ▲메리츠 샐러리맨 등 3가지다. 이들 펀드의 운용수수료는 1% 미만으로 모든 수수료와 보수를 포함해도 연 1%를 넘지 않는다. 
 
다만 직판 실적은 저렴한 수수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메리츠운용을 통해 판매된 펀드 판매액은 33억원에 불과하다. 과거 강방천 에셋플러스운용 회장도 스타 펀드매니저라는 인지도에 힘입어 직판을 시작했지만, 6년 전부터는 판매사를 통한 간접판매로 돌아섰다. 저변확대의 한계를 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메리츠운용은 여기서 한 발 더 나가 직접 대행인 모집에 나선 것이다. 공모 운용사로는 첫 시도다.  
 
업계에서는 일반투자자문업자(FA)와 독립투자자문업자(IFA)가 도입된 상황에서 자체 대행인을 통한 판매가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 기존 판매사도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를 통한 판매시스템이 이미 잘 갖춰놓은 상황이다. 또 다양한 운용사의 펀드를 판매할 수 있는 FA와 IFA에 비해 한 운용사의 상품을 판다는 점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자체 앱 개발에도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인 것으로 안다. 판매사를 택하기보다 직판할 경우 얻게 될 실익이 더 크다는 판단에 다소 의구심이 든다"며 "다만 메리츠운용의 펀드를 알리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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