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뚫고 막오른 펜타포트…‘마성’의 자우림, 송도 달궜다
입력 : 2018-08-11 14:31:58 수정 : 2018-08-17 09:19:21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올해로 13회째를 맞는 ‘2018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이하 펜타포트)’이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 10일 막을 올렸다. 매년 다소 하드한 음악 위주의 콘셉트로 국내 록페의 독보적인 브랜딩을 해온 페스티벌답게 이날 심한 폭염에도 현장은 ‘록 스피릿’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본격적으로 하드 록의 열기에 불을 지피기 시작한 건 저녁 8시20분 무렵 서브 무대에 선 밴드 피아였다.
 
2001년 1집 'Pia@arrogantempire.xxx'로 활동을 시작한 밴드는 넬과 함께 서태지컴퍼니에서 인디부터 입지를 다지며 꾸준히 성장해 온 국내 대표 장수 밴드다. 16년 간 총 6장의 정규 앨범을 내오며 꾸준히 활동해오고 있는 만큼 마니아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펜타포트 첫날인 10일 서브 무대에 선 밴드 피아의 보컬 옥요한이 스크리밍을 내지르고 있다. 사진/예스컴
 
대표곡 ‘소용돌이’의 전주로 관객들을 소 떼처럼 순식간에 모은 밴드는 ‘Black Fish Swim’, ‘Yes You Are’ 등을 쏟아내며 국내 대표 장수 밴드로서 면모를 강렬하게 선보였다.
 
‘원숭이’, ‘Storm is Coming’ 등 무게감 있는 곡들이 앰프에서 터져 나올 때 관객들은 서클을 형성하고 서로 몸을 격렬하게 부딪히는 ‘슬램’도 마다 않았다. 보컬 옥요한의 내지르는 스크리밍, 건반·FX(음향효과) 심지의 강렬한 씬스음에 함성으로 화답하는 관객들은 이미 성대한 록 축제를 즐길 ‘준비 운동’을 마친 듯 해 보였다.
 
펜타포트 메인 무대 모습. 사진/예스컴
 
예열된 첫 날의 분위기를 정점으로 이끈 건 올해 데뷔 21년 차 밴드 자우림이었다. 9시40분 무렵 보컬 김윤아와 멤버들(이선규<기타>, 김진만 <베이스>)은 올 블랙 차림의 의상으로 무대에 등장했다.
 
“어떤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슬픈 사랑에만 빠지도록 설정되어있어/ 따라 따라라 따라 따라라(3집 ‘Jaurim, the Wonderland’ 수록곡 ‘마왕’)”
 
마성의 목소리가 송도 달빛축제공원 메인 스테이지에 쩌렁 쩌렁 울려 펴졌고, 관객들은 광속으로 자우림이 18년 전 꿈꾼 ‘원더랜드(Wonderland)’에 빨려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희는 자우림이란 팀 입니다. 많은 공연을 해왔지만 여름에 록 페스티벌에서 만나는 여러분들이 제일 반가워요. 왜냐하면 맥주를 많이 마셨으니까(김윤아)” “오늘 더워서 탈진하기 일보 직전이시죠? 우리가 더 탈진시켜 드릴게요!(김진만)”
 
21년, 관록의 밴드답게 이날 셋 리스트 구성은 완급 조절이 대단했다. 신나는 연주력이 돋보이는음악 뒤에는 김윤아의 보컬이 돋보이는 구슬픈 음악이 촘촘히 관객들의 감성을 어루만졌다. ‘영원히 영원히’, ‘XOXO’ 등 최근 낸 10집에는 대체로 그런 서정의 노래들이 많았다.
 
“최근 10집 정규 앨범을 냈어요. 여러분이 좋게 들어주시면 좋지만 저희 셋이 듣기에 좋은 앨범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가장 자우림 다운 앨범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희가 신나고 방방 뛰는 음악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는데요. 이번 10집이 그래요. 이번 무대에서 들려드릴까 해요. (김윤아)”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 사진/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10집이 품고 있는 정서는 2008년 7집 수록곡 ‘반딧불’로 이어졌다. 긴 여름 밤 반딧불을 보러 떠난 적이 있다는 곡의 배경 설명에 관객들이 앞다퉈 핸드폰 불빛을 일제히 밝히며 함께 노래했다. “정말 아름답다. 고마워요. 나중에 저희들은 이 펜타포트를 반딧불처럼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아요.(김윤아)”
 
‘자렐루야(자우림+할렐루야)’를 외치는 팬들을 향해 “차가워진 분위기를 다시 데우도록 하지요”라는 김윤아. “모든 게 그대를 우울하게 만드는 날이면 이 노래를 불러보게”로 시작한 ‘하하하쏭’의 낭랑한 정서는 ‘광견시대’, ‘매직 카펫 라이드’, ‘고래사냥’으로 이어지며 확장되고 증폭됐다.
 
특히 ‘고래사냥’의 “야야 야야야야”의 후렴구는 이 날의 하이라이트였다. 관객 수백명이 삽시간에 바닥에 앉기 시작했고, 이 구절에 맞춰 ‘노젓기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대장관을 연출했다. 김윤아 역시 '잘 노는 관객'들을 향해 손으로 훅 하고 바람부는 제스쳐를 취하며 화답했다.
 
펜타포트는 오는 12일까지 계속된다. 11일에는 미국 인더스트리얼 록의 대부 나인 인치 네일스(Nine Inch Nails), 린킨파크(Linkin Park)의 프로듀서 마이크 시노다(Mike Shinoda) 등이, 12일에는 미국 얼터너티브 록 밴드 후바스 탱크(Hoobastank), 슈게이징 밴드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My Bloody Valentine) 등이 관객과 만난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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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익도

자유롭게 방랑하는 공간. 문화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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