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 3세 박세창은 누구?…2016년 사장 오른 공식 후계자
부친 그늘에 '존재감'은 아직…경영능력 입증 기회도 못잡아
입력 : 2018-07-12 06:00:00 수정 : 2018-07-12 06:00:00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사태를 계기로 박삼구 회장에 대한 퇴진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박 회장의 장남인 박세창 사장이 정중동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끈다. 일찌감치 박 회장 후계자로 낙점, 재계를 이끌 3세 일원으로 주목받았으나 부친에 가려 이렇다 할 역할을 보이지 못했다.
 
1975년생인 박 사장은 지난 2002년 아시아나항공 자금팀 차장으로 입사한 뒤 금호타이어 경영기획팀 부장,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담당 이사와 상무, 금호타이어 한국영업을 거쳐 영업총괄과 기획관리총괄 부사장을 지냈다. 2016년에는 그룹 전략경영실 사장 겸 아시아나세이버(옛 아시아나애바카스)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입사 14년 만에 사장 직함을 달며 명실상부한 후계자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그룹 지주사 격인 금호고속을 비롯해 금호산업, 아시아나세이버 등 세 곳의 등기임원이다.
 
우여곡절도 있었다. 2015년 3월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으나 3일 만에 물러나는 아픔을 겪었다. 채권은행 등으로 구성된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가 대표이사 선임 절차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사임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사장 승진은 금호타이어 대표 선임이 좌절된 이듬해 이뤄졌다. 하지만 자리가 주는 무게감은 크지 않았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부친의 그늘에 계속해서 가려졌다. 그룹 복원의 마지막 퍼즐이었던 금호타이어 인수 과정에서도 박 회장이 전면에 나서며 이렇다 할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박 회장이 그룹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무리하게 박 사장을 금호타이어의 대표이사로 선임해 채권단의 반발을 사고, 이 과정에서 '희생양'이 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박 사장은 채권단의 비토권 행사 직후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직접 찾아 실무 차원의 실수를 사과하고,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 사장은 당시 부친이 채권단과 각을 세우며 금호타이어 인수를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박 회장의 그룹 재건 의지가 완강해 안팎에서 제 목소리를 내기 힘든 처지였다. 때문에 그룹 내에서 활약상을 보일 기회를 잡기 어려웠다는 게 내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아시아나세이버 역시 그의 경영능력을 검증받기에 적합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시아나세이버는 아시아나항공이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 회사로, 그룹 내에서 알짜로 통한다. 여행사들을 상대로 항공예약과 발권시스템, 호텔·렌터카 예약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어 20~30%대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다. 지난해 매출액은 288억원, 영업이익 80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28%에 달했다. 매출 규모는 작지만, 항공 수요에 따라 수익성이 좌우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그의 성과로 연결 짓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박 사장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나쁘지 않다. 논란이나 구설에 오른 적도 없어 리스크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게 재계의 공통된 평가다. 다만 금호타이어 인수가 좌절된 이후 아시아나항공이나 금호산업 등 주력 계열사에서 경영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점은 치명적인 약점으로 꼽힌다. 더구나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대란으로 외부는 물론 내부에서조차 총수 일가에 대한 신뢰가 바닥을 치고 있어 박 회장의 뒤를 이어 경영 전면에 나서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룹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박 사장은 샤이(수줍음을 많이 타는 얌전한)한 성격으로, 기가 센 박 회장에게 눌려서 주도적으로 나서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며 "그룹 경영을 총괄하기에는 좀 나약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게다가 박 회장이 아직 경영을 맡기지 않고 있어 능력도 검증됐다고 말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부연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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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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