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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배당 재테크)‘23% 배당주 본적 있니?’…배당신기록 새로 썼다
삼성전자 등 배당 강화…5% 넘는 고배당주 많아
2018-03-21 08:00:00 2018-03-21 15:16:57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상장기업들이 증가한 실적을 바탕으로 예년보다 배당금을 크게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폭탄배당’도 등장했으나 비정상적인 배당 결정도 섞여있어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결산을 위한 정기주주총회를 앞둔 12월 상장법인들이 작년보다 늘어난 현금배당 계획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금배당을 발표하고 있는 상장기업들의 배당금 총액은 일찌감치 전년 수준(22조2111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배당을 발표하지 않은 곳도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난하게 배당 신기록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중에서도 삼성 주요 계열사들이 배당금을 대폭 늘리며 전체 규모를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는 1주당 4만2500원씩 총 2조9295억원을 배당했다. 이는 전년 배당금 2만8500원보다 50%나 증가한 것이다. 삼성화재는 전년 6100원이었던 배당금을 1만원으로 키웠고 삼성전기도 500원에서 750원으로 증액하기로 했다. 삼성물산의 배당금은 550원에서 2000원으로 대폭 인상했다.
 
이는 삼성 계열사들이 주주 환원 정책의 무게추를 자사주 매입에서 배당 쪽으로 옮기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덕분에 삼성화재 우선주의 경우 시가배당률이 5%를 훌쩍 넘어서기도 했다. 삼성전자도 올해 배당을 더욱 늘리겠다고 공언한 터라 우선주라면 5% 이상의 배당률을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롯데 계열사들도 배당을 많이 늘렸다. 롯데칠성의 경우 전년 1만원에서 올해 3만3000원으로 3배 이상 증액했다.
 
이들을 비롯해 각 상장기업들이 속속 잠정실적과 배당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가배당률이 5%를 넘는 고배당주가 줄지어 나오고 있다.
 
20일까지 발표된 공시에 의하면, 2017년 한 해 동안 주가에 비해 배당을 가장 많이 한 상장기업은 아주캐피탈이다. 중간배당과 결산배당을 더해 1주당 1653원을 배당했다. 19일 주가로 환산할 경우 시가배당률이 무려 23%에 달한다. 갑작스럽게 발표됐던 중간배당 1253원을 제외한 결산배당금 400원만으로도 시가배당률 5.5%를 기록할 정도다.
 
천일고속도 고배당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주당 8000원을 배당하면서 ‘폭탄배당’이라는 호칭을 얻었는데 올해에는 거기에서도 2배 가까이 늘어난 1만5300원을 배당했다. 성보화학 역시 배당금을 올렸다. 572원 배당으로 시가배당률 8.7%를 기록했다. 현재 주가 기준으로는 10%에 육박하는 고배당주다.
 
그러나 배당수익률 1~3위 종목들이 하나같이 비정상적인 배당을 했다는 점에서 배당투자 후보로 추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주캐피탈은 사모펀드(웰투시제3호투자목적회사)가 인수한 뒤 갑작스럽게 상당한 금액을 중간배당하면서 투자자들을 놀라게 했다. 물론 사내유보금에 여유가 있어서 그 정도는 배당금으로 빼내도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언제든 이익을 챙기고 빠져나갈 수 있다는 불안감은 남아 있다.
 
천일고속의 경우는 지분율 85%가 넘는 대주주 일가가 자산(토지)을 매각한 돈을 배당금으로 가져간다는 점이 불안요소다. 사내에 남겨놓고 재투자하지 않겠다는 것인데, 계속기업으로서의 미래가치가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성보화학은 영업손실이 발생했는데도 고배당을 한 경우다. 성보화학 외에 한솔씨앤피, 네오티스도 적자를 기록했지만 5% 이상 배당을 결정한 종목이다.
 
지난해 상장한 삼양옵틱스는 비상장종목이었을 때보다 배당금을 100원 더 늘렸다.
이 종목도 지분 60%를 사모펀드가 들고 있다.
 
몇몇 꺼림칙한 종목이 섞여 있지만, 우량한 실적에 맞춰 배당을 늘린 경우가 대부분이다. 금리가 오르는 시기라서 배당 매력이 반감된다고 해도 이들의 배당수익률은 여전히 시중금리의 몇 배에 달해 투자할 요인은 충분한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국내에서 흔치 않은 분기 배당을 하는 기업이 하나둘씩 늘고 있는 점도 인상적이다. 천일고속은 1분기에 3000원, 2분기에는 1300원, 3분기 5000원, 4분기 6000원을 각각 지급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분기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두산과 지에스이도 분기배당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분기배당을 할 경우 투자자가 유동성을 관리하기가 좋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 등 해외증시에는 분기배당을 하는 기업이 많지만 국내에서는 이제 생겨나는 수준이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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