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전 방위적 중국 굴기, 쫓기는 한국
입력 : 2018-03-14 14:57:49 수정 : 2018-03-14 16:01:54
왕해나 산업1부 기자
지난달 막을 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18는 중국의 ICT 위용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자리였다. 중국 화웨이는 참가업체 중 가장 넓은 전시관을 차려 영향력을 과시했다. 피라 그란 비아 9개 전시홀 가운데 1전시장 절반이 화웨이의 몫이었다. 3전시장과 4전시장에도 부스를 차렸다. 삼성전자 부스의 무려 16배에 달하는 크기였다.
  
단순히 겉으로 보이는 모습뿐만 아니다. 화웨이는 높은 확률로 세계 최초 5G 상용서비스를 선보이는 기업이 될 전망이다. 이미 이번 MWC 2018에서 5G를 지원하는 칩셋, 표준 규격에 부합하는 장비, 5G 단말기 시제품을 공개했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 5G 스마트폰을 내놓는다. 우리나라 5G 상용서비스 목표 시점보다 약 3개월 빠르다.
  
중국의 추월 징후는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샤오미는 삼성전자를 제치고 깜짝 1위에 올랐다. 물론 연간으로 보면 삼성전자의 휴대폰 판매량이 샤오미 판매량보다 훨씬 앞섰다. 하지만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중저가폰을 출시하고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인도시장 전략을 재정비할 정도로 목덜미가 서늘해지는 경험이었을 것이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내년쯤 액정표시장치(LCD) 주도권이 중국에 넘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BOE, 차이나스타 등 중국 기업들은 LCD 패널 생산라인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공급량을 늘리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떨어지는 LCD 패널 가격으로 실적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중국 업체들의 손이 뻗지 않은 ‘최후의 보루’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마저도 안심할 수 없다. 시장조사기관 DSCC는 2016년 4%에 불과했던 중국의 글로벌 OLED 생산능력 점유율이 2022년에는 36%로 뛰어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한 때 우리나라 기업들의 카피캣을 자처하며 B급 제품을 내놓던 중국 기업들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다. 어느새 중국은 모바일, 디스플레이, 통신 등 전 분야에서 우리나라와 치열한 경쟁을 하는 국가로 성장했다. 중국 기업들의 무기는 세계 최대의 시장,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막대한 연구개발 투자다.
  
중국의 굴기는 10년전 한국이 일본 IT의 주도권을 빼앗아 올 때와 오버랩된다. ‘전자왕국’ 일본은 현재의 성공에 취해 미래를 위한 혁신보다 과거의 방식에 치중했기 때문에 몰락의 길을 걸었다. “최고 실적은 과거 준비의 결실일 뿐, 1위 달성한 지금이 위기의 시작”이라던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의 일침이 떠오른다. 모바일 1위, 반도체 1위, 디스플레이 1위라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과감한 도전과 기술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왕해나 산업1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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