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도 버린 전직 대통령…모인 지지자 겨우 20여명
"구속하라" 함성 더 커…박근혜 전 대통령 때와 대조적
입력 : 2018-03-14 11:54:24 수정 : 2018-03-22 19:46:31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위해 14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이 전 대통령은 오전 9시 14분 논현동 자택에서 검은색 제너시스 차량을 타고 출발해 9분 만인 9시 23분 600여명이 내외신 취재기자들이 있는 서울중앙지검 현관에 도착했다. 논현동 자택을 출발한 승용차는 논현역을 지나 신반포로와 잠원로를 따라 서울중앙지검 서문으로 입장했다. 이 전 대통령이 탑승한 승용차는 4.3km 구간을 이동하는 동안 경찰의 호위를 받았으며, 교통도 부분 통제됐다.
 
서울중앙지검 로비 입구에 선 차에서 내린 이 전 대통령은 다소 굳은 표정으로 서울중앙지검 관계자가 안내한 포토라인에 섰다. 짙은 남색 정장 차림에 하늘색 넥타이를 매고 검은색 뿔테 안경을 썼다. 취재진이 '국민들께 한마디 해달라'고 하자 준비해온 A4용지 한 장을 가리키며 읽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대단히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마치고 고개를 숙였다. '100억원대 뇌물 혐의를 모두 부인하는 것이냐' 측근들이 대부분 혐의를 인정하고 있는데 책임감을 느끼느냐' '다스는 누구 것으로 생각하느냐' 등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홍연 기자
 
이 전 대통령의 자택 앞에는 취재진 100여명이 대기하며 자택을 나서는 이 전 대통령의 모습을 담기 위해 취재 경쟁을 벌였다. 경찰은 3개 중대 240명을 배치하고, 펜스를 설치해 이동 경로를 확보했다. 헬기와 드론도 자택 상공의 모습을 생중계했다. 진보성향단체와 시민들은 자택 앞에서 이 전 대통령의 구속을 촉구했으며, 인근 주민들도 나와 검찰 출석 모습을 지켜봤다. 자택 골목길 앞에는 '감방 가기 딱 좋은 날'이라는 쓴 플래카드가 걸려있었다. 200여명의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자택 앞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박근혜'를 연호하던 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이 전 대통령이 통과한 서울중앙지검 서문과 법원삼거리에서는 진보·노동단체 회원들과 이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각각 시위를 벌였다. 민주노총·노동당 등은 이날 오전 9시부터 검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을 구속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 전 대통령 지지자들도 '정치보복 중단하라'는 현수막을 들고 목소리를 냈다. 경찰은 현장 통제를 위해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8개 중대 640여 명의 경력을 투입했다. 삼성동에 960명, 서울중앙지검에 1920명의 경비인력을 투입한 박 전 대통령 출석 때와 비교해 다소 적은 수치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서쪽 출입문 통행을 제한하고, 이날 새벽 5시부터 오전 8시까지 동쪽 출입문에서 신분을 확인하고 출입비표를 나눠줬다. 비표를 가진 사람도 몸수색을 거쳐 출입할 수 있었다.
 
노동당 등은 이날 오전 9시부터 검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을 구속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사진/최기철 기자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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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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