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섀도보팅 폐지 임박…대책 시급하다
입력 : 2017-12-06 08:00:00 수정 : 2017-12-06 08:00:00
결권 대리행사제도인 섀도보팅(그림자투표) 제도 폐지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당초 3년 유예 기간이 끝나가지만 여전히 대책이 마련되지 못하면서 상장 기업들이 비상사태에 빠졌다.
 
섀도보팅이란 정족수 미달로 주주총회를 열지 못하는 것을 막기 위해 주주 의결권을 한국예탁결제원이 주총 참여 주주의 찬성 반대 비율대로 대신 행사하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하지만 의결권 행사가 왜곡되고 주주권을 훼손할 수 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2013년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2015년 1월1일부터 폐지될 예정이었지만, 상장사들이 ‘주총 대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이 고려돼 3년 유예기간을 뒀다.
 
주총 참석 주식 수가 4분의 1을 넘지 못하면 기업들이 감사 선임과 감사위원회 구성이 불가하다. 거래소 상장 규정에 따르면 감사위원회를 설치하지 않은 상장기업에 대해선 과태료 부과는 물론 관리종목으로 지정한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상태에서 그 해 사업연도에도 사유를 해소하지 못한 경우엔 상장폐지 된다. 한국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섀도보팅이 없어지면 의결정족수가 부족해 감사나 감사위원을 선임하지 못할 위기에 처하는 상장사가 3년간 최대 516개 정도다.
 
결국 섀도보팅이 폐지가 되는 내년부터 관리종목과 상장폐지 기업이 쏟아질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코스닥 상장 기업들의 볼멘 소리는 더 크다. 한 코스닥 IR 담당자는 "작은 기업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감사선임에 관심을 가지는 극히 드물다"며 "이대로라면 소액투자자들을 쫓아다니는 수밖에 없어진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여전히 재계와 정부는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재계는 확실한 대응책을 마련할 때까지 제도를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정부는 유예 기간을 줬기 때문에 폐지를 하는 것이 맞다고 선을 긋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법안 논의도 국회에서 잇달아 무산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의결정족수를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상법개정안이 논의조차 되지 못했고, 하루 뒤인 30일 섀도보팅 제도 폐지 유예를 골자로 한 자본시장법 개정안도 심사 ‘보류’로 결정됐다.
 
현재 오는 6일 정무위원회 법안소위가 다시 열리면서 섀도보팅 유예 법안이 논의 대상에 포함될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섀도보팅 유예 법안의 논의 여부는 현재까지도 확정되지 않고 있다”며 “다만, 한달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는 만큼 논의 가능성에 기대를 건다”고 말했다.
 
상당수 상장 기업들의 존폐 여부를 가릴 수 있는 섀도보팅 제도다. 국내 상장사들이 처한 현실에 맞도록 정부와 재계가 머리를 맞대고 합의점을 찾길 기대해본다. 
 
신송희 증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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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송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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