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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8' 판매 부진…'아이폰7'에 밀리고 '아이폰X'에 치여
"아이폰7보다 혁신 없는데다 가격은 비싸"…애플 실적도 '적신호'
2017-10-19 06:00:00 2017-10-19 06:00:00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애플의 신작 '아이폰8'이 판매 부진에 빠졌다. 아이폰 10주년 기념작 '아이폰X(텐)'을 기다리는 대기 수요와 함께 전작인 '아이폰7'보다 기능과 가격 면에서 큰 장점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부진한 성적표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애플은 세계 각 국에서 아이폰8 시리즈의 배터리가 팽창하는 문제에 이어 판매 부진까지 겹치면서 악재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애플의 '아이폰8'. 사진/애플 홈페이지 캡처
 
17일(현지시간) 미국 IT 전문매체 더 버지·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금융투자사 키뱅크 캐피털 마켓은 보고서를 펴내고 "미국·영국 등 1차 출시국 이동통신사 판매점에서 구형 아이폰7 모델이 아이폰8보다 더 많이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7이 지난달 22일 미국·일본 등 1차 출시국에 출시된 아이폰8의 부진 탓에 어부지리로 판매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보통 최신 버전의 아이폰 모델이 나오면 전작 모델의 판매량이 줄어드는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상황이다.
 
아이폰8 판매 부진은 우선 아이폰7이나 아이폰X과 비교 시 눈에 띄는 혁신이 없다는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존 빈 키뱅크 캐피털 마켓 애널리스트는 "응답한 대다수 소비자의 의견을 종합하면 아이폰8에서 눈에 띄는 개선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같은 이유로 아이폰8 판매량이 저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아이폰8은 아이폰7과 성능, 디자인 등에서 차이가 크지 않다. 아이폰8은 아이폰7의 업그레이드 모델이지만, 디자인은 동일한 반면 무선 충전과 A11 바이오닉 칩셋, 포트레이트 라이트닝 카메라 기능이 추가된 데서 그친다. 여기에 가격은 아이폰7보다 150달러(약 17만원) 비싸다. IT 전문매체 폰아레나는 "소비자들은 아이폰8에 추가된 새로운 기능에 관심이 별로 없다"며 "150달러 저렴한 아이폰7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음달 출시 예정인 아이폰X을 기다리는 대기 수요가 많은 데다, 아이폰8 시리즈가 출시되자마자 일본·대만 등에서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는 '스웰링(swelling) 현상'이 발생한 것도 판매 부진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판단된다. 애플은 현재 아이폰8 플러스가 1차 출시국인 일본·대만 등에서 잇따라 배터리가 팽창되는 문제가 발생하자 진상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미국 내에서 이통통신사의 소극적인 마케팅도 아이폰8 판매 부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존 빈 애널리스트는 "미국 이통사가 아이폰8 프로모션을 지속하고 있지만, 지난해 아이폰7 출시 때와 비교하면 상당히 소극적"이라고 평가했다.
 
이같은 판매 부진은 애플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애플은 지난 8월 2017회계연도 3분기(4월1일~7월1일) 실적 발표에서 4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1% 늘어난 490억~520억달러(약 54조9535억~58조3180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하지만 아이폰8 시리즈 판매 부진과 예상보다 늦은 아이폰X 출시 지연 등의 영향으로 장밋빛 전망에 그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예상이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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