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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D, 삼성 TV 패널 공급 지연…최종합의까지 난항 예상
2017-09-19 16:56:14 2017-09-19 17:01:16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삼성전자에 대한 LG디스플레이의 대형 LCD 공급이 지연되고 있다. 협상만 9개월째다. LG 패널을 적용한 삼성 TV가 연내 출시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에 대형 LCD 패널을 이르면 8월 공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양사는 아직 최종계약에 이르지 못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삼성 측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대만 홍하이정밀공업(폭스콘)에 인수된 샤프의 갑작스러운 대형 LCD 패널 공급 중단으로 TV 패널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LG디스플레이로 수급을 옮겼다. 물량만 70만~100만장 규모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오랜 라이벌인 양사가 협력관계의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했다.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 사진/LG디스플레이
 
하지만 삼성과 LG가 견해차를 보이면서 1월부터 줄곧 협상만 이어지는 상태다. 업계는 양사의 계약이 체결되지 못한 데 대해 LG디스플레이의 패널 공급 상황 때문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전 세계적으로 대형 LCD 패널 수급이 빠듯한데, 이미 정해진 기존 고객사의 공급 일정을 조정하기 쉽지 않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 계약은 보통 1년 단위로 결정되는데 갑자기 물량을 빼서 다른 고객사에 제공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올해 TV 생산물량을 염두에 두고 계약을 늦추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삼성전자는 TV 수요 정체와 대형화 추세에 맞춰 중소형 TV를 중심으로 출하 대수를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LCD 패널 가격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가격협상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계약 시기를 조정하고 있다는 추론도 나온다.
 
양사가 처음 협업을 하다 보니 계약기간, 기술적 차이, 가격 등 세부사항에 대한 합의를 이루는 일이 쉽지 않다. LG디스플레이는 단발성이 아닌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원하지만, 삼성전자 측은 당장의 패널 공급에만 초점을 맞출 가능성도 있다. 양사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한 번도 교차구매를 해본 적이 없었던 두 회사라 자사 이익을 위한 의견을 조율하는 데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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