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발 CEO 물갈이 시작…금융권 지각변동
공석·임기만료 기관장, 후임 선출 진행…민간 금융사도 줄줄이 임기 만료
입력 : 2017-09-14 08:00:00 수정 : 2017-09-14 09:53:19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금융계 요직 인사가 하나둘 베일을 벗는 가운데 이명박·박근혜 보수정권 10년과 비교해 어떤 차별성이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금융사에 대한 인사 개입이 적폐로 규정됐지만, 이번 정부에서도 금융계 인사에 입김을 행사하는 실세가 또 다시 거론되고 있기도 하다. 지난 정권에서 금융권을 쥐락펴락한 '4대 천왕', '서금회' 등과 판박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촛불 민심의 기대에 부응해 사회 전반에 걸쳐 과거 적폐 청산이 강도높게 진행되고 있지만, 유독 금융분야는 문재인표 금융정책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정권 교체로 최고경영자(CEO) 대규모 물갈이를 앞둔 금융권 인사 방향을 살펴본다.
 
금융감독원장에 이어 산업은행, 수출은행 등 국책은행장 인선이 완료됐지만 금융권 기관장 인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공석인 자리, 임기 만료가 임박한 자리 등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금감원장과 국책은행 인사에서 드러났듯 앞으로 기관장 인선도 한치 앞을 예상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청와대에서 경제·금융 정책분야를 책임지고 있는 장하성표 인사들이 얼마나 '낙하산'으로 내려올지가 금융권 최대 관심사다.
 
공공성이 큰 금융기관 가운데 현재 CEO 자리가 공석이거나 선임 절차가 진행 중인 곳은 한국거래소, SGI서울보증, 수협은행 등이다.
 
한국거래소는 정찬우 이사장의 사의 표명으로 현재 이사장후보추천위원회가 구성돼 후보 선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오는 13일까지 3배수 안팎으로 후보군을 압축하고 이후 심층면접을 거쳐 오는 28일로 예상되는 주주총회에 추천할 최종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
 
지난 4일 공모 마감 결과 현재 코스닥시장위원회를 맡고 있는 김재준 위원장, 이철환 전 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최홍식 전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 원장, 이동기 거래소지부장 등이 지원했다. 현재로선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활동했고 금감원장 후보로도 거론됐던 김광수 전 원장이 유력하다는게 거래소 안팎의 관측이다.
 
4월 이후 행장 자리가 비어 있는 수협은행도 차기 행장 선임 절차를 재개할 방침이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주요 금융공기업 인사가 마무리되는대로 행장추천위원회를 다시 열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정부측은 여전히 외부 인사를, 수협중앙회측은 내부 인사를 원하고 있다. 새 정부 출범 후에도 행추위가 한차례 열렸지만 진전 없이 끝났다.
 
SGI서울보증 사장의 공석 상태도 1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다. SGI서울보증은 예금보험공사가 최대주주다. 그동안의 관행으로 볼 때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의 인사와 맞물려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다. 서태종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허창언 금융보안원장 등 관료 출신들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주택금융공사 사장 인사도 임박했다. 현 김재천 사장의 임기는 오는 10월 만료된다. 은성수 사장이 수출입은행장으로 이동하면서 공석이 된 KIC 사장도 새로 임명해야 한다. 이밖에 예금보험공사, 자산관리공사, 신용보증기금, 예탁결제원 등은 사장 임기가 내년 이후라 다소 여유가 있다. 하지만 모두 박근혜 정부 때 임명된 CEO인 만큼 일부는 조기 교체설도 나오고 있다.
 
KB금융지주를 비롯해 민간 금융사들의 수장 교체도 줄줄이 예고되고 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임기 만료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KB금융은 차기 회장 선출절차를 개시했다. KB금융 확대지배구조위원회는 지난 8일 회의를 열어 23명인 후보군을 7명으로 압축한 상태다. 확대위는 14일 회장 후보군을 3명으로 압축한 뒤 심층면접 등을 거칠 계획이다. 차기 회장은 이르면 이달 말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도 다음달 26일 임기가 만료된다. 정치권의 입김이 상대적으로 적은 외국계 은행인데다, 행장 선임절차가 국내 은행보다 크게 복잡하지 않아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전임 씨티은행장인 하영구 현 은행연합회장이 5번 연임된 전례도 있다.
 
오는 12월 임기가 종료되는 이경섭 농협은행장은 그간 연임 사례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교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내년으로 넘어가면 하나금융지주의 김정태 회장이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고,지난 4월 연임에 성공한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4월 임기가 끝난다.
 
각 금융업권 대표격인 금융협회장 선출도 이달부터 이어진다. 이미 손해보험협회 장남식 회장은 지난달 말로 임기를 마쳤으며, 현재 협회 차원에서 차기 회장 인선을 위해 공모 작업에 착수했다. 은행연합회 하영구 회장도 오는 11월30일 임기를 마친다. 
 
금융권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넉 달 가까이 금융권 인사가 올스톱이었지만 최근 금융당국 수장 인선이 마무리되면서 그동안 속도를 내지 못했던 후속 인사도 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며 "인선 막판까지 예상할 수 없는 구도로 진행되기 때문에 하반기 내내 뒤숭숭한 분위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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