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국내 방산, 적폐 치우고 경쟁력 키워야
입력 : 2017-08-09 06:00:00 수정 : 2017-08-09 06:00:00
김의중 정경부 기자
[뉴스토마토 김의중 기자] 가라앉지 않는 잠수함, 총알 못 막는 방탄복, 구조 못하는 구조함, 사격 못하는 소총, 물새는 헬기까지, 국내 방위산업 비리의 현주소다.
 
사업별로 적게는 수십억에서 많게는 조 단위의 혈세가 이렇게 바닥에 버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방산 분야 적폐청산을 추진하는 것도 당연한 수순이다. 최근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대한 검찰 수사가 한창이다. 방위사업청이 방산분야의 전문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겠다고 발표한 지 1년 반 만이다. 
 
KAI는 1999년 외환위기 이후 국내 항공산업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탄생했다. 삼성항공, 대우중공업, 현대우주항공을 통합해 만든 국내 최대 규모의 방산업체다. 덩치만큼 천문학적 규모의 사업을 벌인다.
 
지난 보수 정권에서 있었던 감사와 수사는 그저 시늉하는 데 그쳤지만, 이번엔 달라야 한다. 혈세를 좀먹고 국가의 안위를 위협하는 방산비리를 뿌리 채 뽑아내야 한다. 청와대, 국방부,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ADD) 등 기관과 지위고하를 막론한 개인까지 예외는 없어야 한다.
 
국민의 불신을 거둬낼 때 방산도 발전할 수 있다. 방산이 당장은 적폐청산의 대상으로 지목됐지만, 결국엔 경제를 살리는 국민의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방산 역시 다른 산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 파이를 키울수록 일자리 창출, 내수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여도는 커진다. 지금도 한화테크윈과 현대로템은 경남 창원에서, KAI는 사천에서, 한화시스템·LIG넥스원은 구미에서 지역 살림을 책임지고 있다.
 
방산의 발전을 위해선 규제를 풀어 민간 기업의 성장을 촉진하고 군과 민간이 함께 협력하는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 방산 컨트롤타워를 신설해 통합 관리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전쟁 중인 이스라엘은 1980년대 말까지 정부와 군이 주도해 방산을 육성했다. 그러다 정부의 지나친 간섭이 성장을 저해한다는 판단에 따라 점차적으로 민간 시장을 키워나갔다. 수출 위주의 국방 R&D와 민·군 기술융합 산업정책을 추진했다. 그 결과 제조업 생산, 수출, 고용에서 모두 두 자릿수 비중을 차지하며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효자산업으로 우뚝 섰다.
 
방산의 활성화는 국가안보 차원에서 접근하더라도 긍정적 효과가 크다. 지금까지 우리군의 무기는 개발보다 수입 위주였다. ‘국내 최초 개발’이라고 내놓은 것들도 무늬만 국산이지, 주요 부품은 대부분 수입이다. 큰돈을 들여 개발하는 것보다 완제품을 구입하는 게 싸게 먹힌단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무기는 단순히 사들이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도입 이후 수십 년간 유지·보수가 필요하다. 소모품은 물론, 주요 부속을 갈아야 할 때가 많다. 그때마다 수급이 원활치 않은 경우가 허다하고, 계약조건에 따라 많은 돈을 지불하는 경우까지 있다고 한다. 국산 무기를 썼다면 고민할 필요도 없는 문제들이다.
 
무엇보다 언제까지 우리의 방위를 외국에 맡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말로만 외치는 자주국방은 의미가 없다. 이제라도 방산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시장 구조 개선에 나서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그것이 나라의 힘을 키우고 자주국방으로 가는 길이다.
 
김의중 정경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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