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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원희룡 "제주형 생활임금, 최저임금보다 30% 높게 책정·추진"
"제2공항 건설 등 과제 산적…도민이 원하면 재선에 도전할것"
"문 대통령, 10년 전보다 상황 관리 노련…우선 순위 높은 정책 과감히 진행해"
2017-07-28 06:00:00 2017-07-28 06:00:00
[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지난 1일로 취임 3주년을 맞았다. 원 지사의 지난 3년은 고질적이었던 제주의 난개발을 방지하면서 도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 기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원 지사는 취임 후 3년 간 제주도 내 대중교통과 주택·쓰레기·상하수도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을 쏟았다.
 
그 결과, 제주도는 2013년 말 60만4670명이던 인구가 올해 6월에는 66만9202명까지 늘어났다. 2010년 이후 외지인들의 이주 및 귀촌 열풍이 거세지면서 3년6개월새 10.7%(6만4532명)나 인구가 증가한 것이다. 원 지사가 제주도 곳곳의 난개발에 제동을 건 것도 인구증가와 개발에 따른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그는 취임 후 제주 중산간 지역 토지분할이나 다세대·연립주택에 대한 허가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무분별한 개발을 차단함으로써 자연 훼손을 최소화 한 것이다.
 
원 지사는 내년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할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자신이 속해있는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의 통합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 혁신, 후 통합이 중요한데 선 혁신이 잘 이뤄지지 않아서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문재인 정부의 최근 행보에 대해서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정부가 국민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우선순위가 높은 정책들을 과감하게 진행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하는 인터뷰 전문이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서울 여의도 제주 서울본부 사무실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신건 기자
 
‘자연, 문화, 사람의 가치를 키우는 제주’를 도정목표로, 지난 3년간 제주도 이끈 소회는.
 
제주의 변화와 미래를 위한 불꽃이 되는 심정으로 도정생활을 시작했다. 지난 3년은 미래를 위한 혁신과 변화의 시기였다. 지킬 건 지키고 바꿀 건 바꾸는 대전환의 시기다. 제주의 가치를 키우는 신성장을 위해 당선 후 ‘3가지’를 결심했다. '도민 편 가르기와 공직 줄 세우기를 끝내자, 정경유착을 막고 금수저·흙수저 없이 공정한 사회를 만들자, 미래 위해 바로잡을 것을 정리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자'는 것이었다. 이제 큰 물길은 잡았다. 대한민국 넘어 세계를 품에 안을 수 있는 더 큰 제주, 그림은 어느 정도 그려졌다.
 
최근 제주의 땅값과 아파트값이 치솟으며 서민들의 가계대출도 늘고 있다. 행복주택 등 여러 방안이 나오고 있는데, 집값 대책을 구체적으로 알려달라.
 
부동산 가격 급등은 최근 진정세로 돌아섰다. 땅값은 4년10개월 만에 진정세다. 제주 부동산이 급등한 요인은 인구와 관광객 증가, 투자 붐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집값 대책으로 민간 중심에서 공공이 주도하는 제주형 공공주택정책을 도입하겠다. 10년 간 공공주택 2만가구를 포함해 10만가구를 공급하겠다. 임대주택은 2025년을 목표로 현재 4.2%에서 10%까지 확대하겠다. 행복주택 정책은 대표적인 친서민 주거정책이다.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저렴하게 공급할 것이다. 
 
도지사 임기가 1년 남았다. 3년 동안 가장 역점을 두었던 사업은 무엇인가. 남은 1년 동안 꼭 챙겨야 하는 사업은 무엇인지 설명해달라.
 
3년동안 가장 역점을 두었던 사업은 난개발 방지, 삶의 질 개선, 제주형 미래먹거리 확보였다. 우선 과속하던 난개발에 제동을 걸었다. 청정 자연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부동산 투자이민제 손질했고 농지기능관리도 강화했다. 불법농지취득, 쪼개기도 금지했다. 또 삶의 질 중심 정책에 역점을 뒀다. 도민의 삶의 질과 도민경제로 연결되는 정책에 보다 집중했다. 대중교통, 주차, 쓰레기처리, 공공주택, 일자리 등에 대해 삶의 질을 높였고, 제2공항, 제주신항, 강정 크루즈 등 미래 인프라도 구축했다. 최고수준 생활임금제 도입과 대형투자사업시 도민고용 80% 할당정책 등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했다. 아울러 제주형 미래먹거리 확보 정책도 폈다. 앞으로 남은 1년동안에는 대중교통과 행복주택(공공임대), 쓰레기, 일자리 등 삶의 질 문제를 개선하고 탄소 없는 제주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 플랫폼 구축도 주력 분야로 삼겠다.
 
최저임금 인상이 타결되서 일각에서는 1만원 시대에 다가왔다고 하는데 제주에서는 생활형 임금제도를 실행할 예정이다. 예산 문제는 없나.
 
대부분의 일자리 경우 최저임금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해서 적용되고 있는 공공 일자리 부분에 대해서는 공공이 모범을 보일 필요성이 있다. 또 그 부분에 대해서 임금 인상의 필요성도 있다. 제주에서는 생활임금을 최저임금의 130%를 목표로 기준으로 하고 진행하고 있다.
 
사드(THAAD) 문제로 인해 중국 등 주요국 관광객 유치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제주 관광시장에 미친 영향은 어떠한가. 
 
중국인 대상 사업은 개점휴업 상태다. 대신 내국인 대상 사업장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7월19일 기준 내국인이 (전년 동기대비) 10% 늘었고, 중국인은 65%가 줄었다. 중국항공 350편 중 248편이 중단됐고, 크루즈 343편은 기항이 취소됐다. 지난해 기준으로 제주여행을 오는 국민의 92% 이상은 개별여행이다. 목적관광, 휴양관광이 정착됐다. 그런데 중국 관광객은 단체관광이 63%가 넘고, 저가관광, 강제쇼핑, 송객수수료 문제로 관광의 질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 예방주사를 미리 맞는다고 생각하고 체질개선의 기회로 활용 중이다. 과도한 인두세와 송객수수료 등을 놓고 중앙정부와 문제 해결방안을 모색 중이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서울 여의도 제주 서울본부 사무실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신건 기자
 
문재인 정부의 최근 두 달 간 행보는 어떻게 평가하나.
 
두 달 동안 매우 잘하고 있다고 본다. 국민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우선순위가 높은 정책들을 과감하게 진행하고 있다. 미국과의 외교·안보 문제 등 판도 자체가 크게 바뀔 수 있는 부분, 충돌의 위기가 매우 높아질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매우 낮은 자세로 임하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친미적인 자세를 강조하며 타고 넘어가는 것을 보면서 상황 관리가 10년 전에 비해 좀 더 노련해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대통령의 성공이 곧 국가의 발전, 국민의 득이 되는 길이다. 문재인 정부는 과거에 있었던 정부들의 미흡한 부분, 시행착오를 겪었던 부분들과 비교해 보다 세련되고 한 단계 진화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현재 국민적 지지는 과거 구태 청산에 대한 의지, 권력을 분산하는 지방분권과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행보에 대한 기대의 반영이라고 생각한다.
 
내년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 왔는데, 재선에 도전하나.
 
많이 남았다. 무슨 코앞인가.(웃음) 도민이 원한다면 재선에 도전하겠다. 난개발에 제동을 걸고 지속가능한 개발로 제도를 정비해 놓는 것, 제2공항 등 기본적인 인프라 구축, IT 창조혁신 도시로써 미래성장의 핵심역량 기반을 구축하는 것 정도가 제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도민들도 판단하고 저도 생각해 봐야 된다. 아직 시간은 좀 남아있다.
 
지금 여야 5당 체제인데 지자체 선거에서 보수야당 불리하다는 지적도.
 
(선거에서는 당이) 분열되면 당연히 불리하다. 통합되면 유리한데 통합이라는 게 무조건적인 통합이어서는 안된다. 사실 과거 국민들로부터 폐기당한 것들을 그대로 안고 가게 되는 문제가 있다. 어떻게 혁신을 하고, 그 혁신의 기초 위에서 어떤 통합을 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선 혁신 후 통합'인데 선 혁신이 잘 이뤄지지 않아서 답답하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제주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최우선하겠다. 최근 급성장에서 오는 불편함 해소가 나머지 1년 동안 집중할 과제다. 또 제주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플랫폼이 되고 있다. 탄소 없는 제주 프로젝트, 코딩교육, 투자와 지역이 공존하는 일자리 정책, 무주택 서민과 청년층에 희망을 주는 행복주택과 공공임대주택 정책을 통해 희망을 주는 제주가 될 것이다. 이러한 부분들에 더욱 집중할 것이다. 국민들도 제주를 많이 성원하고, 마음의 휴식처로 많이 사랑하고 애용해주기를 기대한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서울 여의도 제주 서울본부 사무실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신건 기자
 
대담:권순철 정경부장
정리: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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