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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들 원유 도입처 다각화 '고삐'
2017-04-25 06:00:00 2017-04-25 06:00:00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산유국의 감산에 따라 세계 원유시장의 가격 흐름이 바뀌면서, 국내 정유사들은 이 기회를 틈타 저렴한 원유 찾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는 최근 러시아 우랄산 원유 70만배럴을 구매했다. 이전에도 러시아 사할린 원유를 상당분 도입해왔으나 우랄산 원유를 수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원유는 지난 11일 러시아 프리모르스크 항을 출발해 오는 6월 중순 전남 여수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원유 70만배럴은 GS칼텍스의 하루 처리분(78만5000배럴)에 해당하는 양이다. 금액으로 따지면 원-달러 환율 1150원, 배럴당 50달러로 가정할 경우 400억원치에 달한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우랄산 원유는 중동산 원유를 대체할 수 있는 성분이라 회사 설비에 적합하다"며 "두바이유 가격의 상승으로 배송비를 감안해도 브렌트유 가격과 연동되는 우랄산의 경제성이 높아져 도입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SK이노베이션(096770)도 지난 2월 우랄산 원유 100만배럴을 구매한 바 있다.
 
 
지난 2015년 말 미국의 원유 금수조치 해제 이후 국내에 미국산을 수입하는 등 매입처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11~12월 미국 본토에서 셰일오일 200만배럴을 수입했고, 오는 6월쯤 50만배럴을 추가로 도입한다. 현대오일뱅크도 4월 미국 남부 멕시코만에서 원유 200만배럴 도입하기로 했다. 2년여전 미국에서 콘덴세이트(초경질원유)를 들여온 적 있는 SK이노베이션은 현재까지는 미국산 도입 계획이 없지만, 경제성이 생길 경우 언제든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초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가 풀린 이후 국내에 이란산 물량도 많아졌다. 올 1~2월 기준 전체 수입원유에서 이란산 비중은 약 15%로 지난 2015년 하반기(4%) 대비 급증했다. 현대케미칼을 비롯해 SK인천석유화학, 한화토탈은 이란산 콘덴세이트 수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경제성을 높이고 있다.
 
정유업계는 여전히 사우디 등 중동에서 원유를 대부분 들여오고 있지만, 세계 원유시장의 가격 변동성이 커지면서 석유제품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조금이라도 더 저렴한 원유 찾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단가가 1달러만 높아도 수익에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러시아든 미국이든 결국 누가 더 싸게 사오느냐가 승부수"라며 "경제성이 있다면 정유업계의 매입처 다각화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에쓰오일(S-Oil(010950))은 최대주주가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이기 때문에 사우디에서 원유 대부분을 들여오고 있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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