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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부사장 "좌파기업으로 지목…불이익 두려웠다"
최순실 공판 증인 출석…"재단설립은 대통령 관심사안"
2017-02-21 17:53:03 2017-02-21 17:53:03
[뉴스토마토 홍연기자] CJ그룹 임원이 좌파기업으로 지목돼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해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냈다고 밝혔다.
 
조영석 CJ 부사장은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의 15회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저희(CJ) 같은 경우 언론에도 나왔듯이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어서 우려가 없을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조 부사장은 검찰이 “CJ그룹은 영화 ‘변호인’ 등으로 좌파 기업으로 지목돼 불이익 받는 상황이라 재단 출연을 거부했을 때 또 다른 불이익이 걱정돼 응할 수밖에 없었냐”고 묻자 “그런 상황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고 답했다.
 
문화계에서는 CJ가 ‘변호인’, ‘광해’ 등을 배급하고,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하는 코미디프로그램을 자사 케이블 방송 채널을 통해 방영해 정권에 밉보였다는 말이 돌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손경식 CJ그룹 회장에게 “CJ의 영화와 방송이 정치적으로 편향됐다”고 말하고, 최씨 역시 “CJ그룹에서 제작한 영화나 드라마는 좌파 성향”이라고 언급한 것이 특검 조사에서 드러났다.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 수석도 지난달 19일 열린 자신의 공판에 출석해 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 7월쯤 이미경 부회장의 경영진 사퇴를 지시해 손 회장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조 부사장은 자금 출연 경위에 대해서 “청와대에서 지시를 받은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요청했고, 대통령 관심 사안이라는 말을 들은 것이 직접적인 이유”라며 “재단 취지는 부차적인 것이었다”고 밝혔다.
 
또 박찬오 전경련 전무로부터 앞으로 설립될 재단의 목적, 취지, 운영계획, 이사진 등 임원진 구성에 대해서도 일체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출연금을 낸 뒤에는 어떤 내용도 공유 받지 못해 재단 사업과 운영 등에 일체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는 양 재단 설립이 기업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진 것이라는 박 대통령 측 주장과 엇갈리는 증언이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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