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박 대통령, 세월호 침몰 중 '최순실 단골 미용실' 원장 불러 '올림머리'
원장 청와대 관저로 불러 1시간30분 간 머리 손질·화장
2016-12-06 19:22:11 2016-12-06 19:39:36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세월호가 침몰 중이던 2014년 4월16일, 박근혜 대통령이 승객들이 배 안에 갇혀 침몰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고 받고도 최순실(60·개명 최서원·구속 기소)씨 단골 미용실 원장을 불러 머리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겨레>인터넷판은 6일 “세월호 참사 당시 박 대통령은 승객 구조 대책을 마련하는 대신 강남의 유명 미용사를 청와대로 불러 ‘올림머리’를 하는 데 90분 이상을 허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청와대와 미용업계 관계자들은 세월호 참사 당일 낮 12시쯤 청와대 측에서 서울 강남 청담동에 있는 T미용실 정모 원장에게 “대통령의 머리를 손질해야 하니 급히 들어오라”고 연락했다.
 
정 원장은 오후에 예약된 손님이 많았지만 모두 취소하고 스태프와 함께 급히 청와대 관저로 들어간 뒤 박 대통령 특유의 ‘올림머리’를 했다. ‘올림머리’는 박 대통령의 어머니가 생전 즐겨했던 스타일로 머리핀이 최소한 10개 이상 들어가는 등 손이 많이 간다. <한겨레>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올림머리’와 함께 화장까지 포함, 총 90분의 시간을 자신의 미용에 사용했다.
 
<한겨레>는 박 대통령이 머리를 손질한 시간대가 오후 1시에서 3시 사이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시간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당시 박 대통령은 안보실로부터 이미 이날 오전 11시23분 ‘315명의 미구조 인원들이 실종 또는 선체 잔류 가능성이 높다’는 보고를 받은 뒤로 보인다. 설령 두 사람이 앞서 보고를 주고받지 않았더라도 315명이 바다 속으로 가라앉는 상황이라면 머리손질을 즉각 중단하고 비상대책을 세웠어야 한다는 비판이 따른다.
 
<한겨레>는 특히 정씨가 청와대에 들어가 올림머리를 만들기 위해 대기하기 시작한 오후 1시쯤 해경이 세월호에 갇힌 315명을 구조하기 위해 수중수색 작업에 착수한 시각과 일치한다고 보도했다. 당시 해경은 오후 내내 세월호 선체 진입조차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박 대통령은 머리 손질을 다 한 뒤인 오후 3시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방문 ‘준비’를 지시했고, 5시가 넘어서야 중대본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이경옥 안전행정부 2차관에게 “다 그렇게 구명조끼를 학생들은 입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듭니까?”라고 물었다.
 
지난 5일 국회 국정조사에서 이영석 청와대 경호실 차장은 “참사 당일 외부에서 (대통령 관저로) 들어온 인원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지만 이번 의혹 제기가 사실로 드러나면 대통령 경호실에 대한 특별검사팀 수사가 불가피하다.
 
<한겨레>는 “‘정 원장에게 좀더 자세한 정황을 듣기 위해 지난 5일 동안 10여차례 만났고 4월16일 상황을 설명하며 확인을 요청하자 정 원장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답변할 수 없다’고만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겨레는> “정 원장이 특검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을 수사하면 설명하겠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지난 2014년 4월16일 오전 9시께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남서방 1.7마일 해상에서 인천에서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6852t급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한 가운데 해경과 군당국이 헬기와 경비정, 특수요원 등을 동원해 수색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청와대가 홈페이지에 개설한 '오보·괴담 바로잡기' 섹션에서 밝힌 "'세월호 7시간, 대통령은 어디서 뭘 했는가?-이것이 팩트입니다" 해당화면.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갈무리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