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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카드' 꺼낸 박 특검, 박형철 전 검사도 영입하나
윤·박,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하다 좌천…'친 우병우' 논란 불식
2016-12-01 15:54:22 2016-12-01 17:27:52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의혹 수사를 맡은 박영수(64·사법연수원 10) 특별검사가 1일 윤석열(56·23) 대전고검 검사(차장급)를 특검팀 수사팀장으로 파견할 것을 법무부와 검찰에 요청했다. 이로써 윤 검사는 201310국정원 대선개입 사건특별수사팀장에서 좌천된 이후 32개월만에 화려하게 복귀하게 됐다.
 
박 특검은 이날 출근길에 만난 취재진이 윤 검사에 대한 파견 요청 여부를 묻는 질문에 "고집이 세고, 소신이 강하다"고 평가하면서 "수사력이 있으니까 고민하고 있다. 두루 파견 검사를 다룰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대답했다.
 
윤 검사는 특검론이 제기되면서 파견검사 중 한명으로 지목됐다. 그러나 그는 지난 22<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난 이미 이번 정권 초기에 칼을 들어 (박 대통령에게) 상처를 낸 사람이라며 비록 지금 지방 고검을 떠 다니고 있지만, 정권의 힘이 다 떨어진 이런 상황에서 또 같은 대상을 놓고 칼을 든다는 건 모양이 좋지 않다며 특검팀 합류설을 일축했다.
 
박 특검 역시 윤 검사의 이 같은 입장을 알고 있었으나 특검 확정 이후 윤 검사를 계속 설득했고, 이날 최종적으로 확답을 받으면서 윤 검사를 특검 수사팀장으로 파견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특검이 윤 검사를 특검 수사팀장으로 지명한 배경에는 그의 출중한 수사실력이 첫 번째 이유지만, 박근혜 정권과 대척하는 상징적인 인물을 특검 수사팀 전면에 내세우면서 수사 중립성 시비를 불식시키기 위한 박 특검의 의지로 분석된다. 박 특검이 특검으로 확정되면서 일각에서는 그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최측근인 최윤수 국가정보원 2차장을 양아들로 부를 정도로 가깝고,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과도 친밀한 사이여서 수사의 중립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윤 검사는 서울 출신으로 대검 중수부 검찰연구관, 대검 중수2과장, 대검 중수1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거친 특수수사의 달인이다. 그러나 특수1부장 재직 당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국정원 직원을 움직여 박 대통령 대선을 도왔다는, 이른바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특별수사팀장을 맡았다가 밉보여 한직으로 좌천됐다. 그는 201310월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조영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국정원 직원들을 강제수사해야 한다는 보고를 야당 도와줄 일 있느냐며 묵살했다고 폭로했다가 법무부로부터 감봉 1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았다.
 
윤 검사가 수사팀장을 맡으면서 박형철 변호사(48·25)도 특별검사보나 특별수사관으로 특검팀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부장검사로 근무할 당시 윤 검사와 함께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수사하다가 두 번 연속 좌천성 인사를 당한 뒤 올해 1월 변호사로 개업했다. 현역시절 면도날이라고 불릴 만큼 수사실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박 특검은 이날 임명장을 받은 뒤 이른 시일 내에 검찰 특별수사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58·18)과 만나 사건 인계사항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왼쪽부터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 박형철 전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부장검사.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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