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비박계 "여야 합의 못하면 9일 탄핵 불가피"
박 대통령 4월 퇴진 촉구도…조원진 "탄핵하면 지도부 사퇴 없다"
2016-11-30 16:42:19 2016-11-30 16:42:19
[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제3차 대국민 담화로 예견됐던 정치권의 상황 변화가 예상만큼 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잠시 흔들렸던 비박(비박근혜)계는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박 대통령의 4월 퇴진을 위한 로드맵 제시를 촉구했다. 특히 8일 저녁까지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9일 탄핵 절차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친박(친박근혜)계 조원진 최고위원은 탄핵 절차에 돌입할 경우 지도부 사퇴는 없다며 비박계를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이 주축을 이룬 비상시국회의는 30일 대표자·실무자 연석회의를 열고 9일 전까지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탄핵에 돌입한다는 것과 박 대통령이 사퇴 시한을 내년 4월 말로 제시할 것을 촉구했다.
 
비상시국회의 간사를 맡고 있는 황영철 의원은 이날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비상시국위원회는 ‘국민만 바라보고 가야한다’는 의지를 분명히 다졌다. 탄핵 가결선에 무슨 큰 어려움이 있을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탄핵안 의결 정족수는 분명히 확보할 수 있다”며 “8일 밤까지 협상시한을 가지고, (결론이 나지 않으면) 9일 탄핵 절차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이어 “박 대통령의 임기 단축만을 위한 개헌은 명분이 없다. 무엇보다 박 대통령은 진정성을 확신시켜주기 위해서라도 자진 사퇴 시한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며 “정치권 원로가 제시한 4월 말이 가장 적절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때까지는 국회가 추천한 국무총리에게 국정을 맡기고 2선에 후퇴해 남아 있는 것이 좋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비박계의 4월 퇴진 주장에 정진석 원내대표도 동조하고 나섰다. 4월 퇴진을 위해 비박계와 정 원내대표가 공동 전선을 형성하는 모양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가 원로들이 4월 말 사퇴와 6월 대선 일정을 제시했다”며 “이 제안이 박 대통령의 사임시기를 논하는데 충분한 준거가 될 것으로 본다. 박 대통령의 조기 퇴진과 조기 대선 일정을 정하기 위해 협상에 즉각 나서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친박계 핵심인 조원진 최고위원은 의총 도중 기자들과 만나 “만약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들어간다면 당 지도부도 사퇴할 수 없다. 우리가 내걸었던 내년 1월 전당대회 로드맵도 거두겠다”며 비박계를 압박하고 나섰다. 조 최고위원은 특히 “콘클라베 방식을 해서라도 비대위원장을 선출해 달라. 그다음에 전국위원회를 소집하고 비대위원장이 추인되면 지도부는 자동적으로 물러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조 최고위원의 발언은 이정현 대표 등 친박계 지도부와 사전 협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의총 직후 조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처음 듣는 이야기”라며 “(비대위) 구성이 되든 안되든 12월 21일 무조건 물러난다. 그 안에 가급적인 비대위를 구성해서 지도부 공백이 없도록 하고 싶은 바람으로 그렇게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특히 야3당이 탄핵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정한 것과 관련해 “그 사람들은 실천하지 못할 이야기들을 그런 식으로 한다. 말을 바꾸는지 안 바꾸는지 내기해보자”며 “야당이 그것을 실천하면 제가 뜨거운 장에 손을 지지겠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대표는 이어 “대통령이 임기에 대해 이제 완전히 내려놓기로 했다. 그러면 국회에서 결정하면 되는 것”이라며 “야3당이 이제 여당하고 협상을 해서 오늘 그만두게 하던지 내일 그만두게 하던지 그렇게 결론을 내리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야3당 대표는 이날 회동을 갖고 박 대통령의 임기 단축을 위한 개헌 요구를 ‘꼼수’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회동에서 박 대통령의 조건 없는 조속한 하야를 촉구했고, 탄핵을 위한 흔들림 없는 공조를 재확인했다. 아울러 탄핵을 위한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의 동참을 촉구했다.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정진석 원내대표의 모두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