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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보상대책에도 소비자들 ‘뿔’…삼성 '갤노트7 사태 어이할꼬'
“S7 1년간 40만원 내고 빌려쓰란 말”…일선 판매점도 '부글부글'
2016-10-25 18:00:57 2016-10-25 23:06:10
[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삼성전자(005930)가 갤럭시노트7(이하 노트7) 보상대책을 잇달아 내놨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시큰둥하다. 비싼 돈을 지불하고 최신 프리미엄 제품을 샀는데 구형 제품으로 교환하라는 대책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지난 25일 노트7 사용자가 갤럭시S7(엣지 포함)을 24개월 할부로 구입하고 12회차까지의 할부금만 납부한 채 사용 중인 단말을 반납하면 잔여 할부금 없이 차기 갤럭시S8이나 갤럭시노트8을 구입할 수 있는 보상 프로그램을 내놨다. 회수율이 10%에 그칠 정도로 노트7 교환과 환불이 진척이 없자 고육지책으로 내놓은 당근이다. 또 아이폰7 출시와 함께 충성고객의 이탈도 방지해야 하는 조바심도 작용했다.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결국 갤럭시S7을 1년간 40만원(출고가 83만6000원) 내고 빌려 쓰다가 S8이나 노트8을 제값 주고 사란 얘기”, “고객 대상 보상 프로그램이 아니라 삼성전자를 대상으로 한 보상 프로그램” 등의 싸늘한 반응이 주를 이뤘다.   
 
노트7 사용자들은 최고 수준의 사양을 갖춘 프리미엄 제품을 구입한 만큼 내년에 나올 신제품으로 교환할 때 실질적인 혜택이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번 대책도 갤럭시S7으로의 교환까지는 이해하지만 갤럭시S8이나 갤럭시노트8을 구입할 때 아무런 혜택이 없다는 점에 불만이 집중됐다. 노트7을 사용 중인 직장인 이모(36)씨는 “배터리 점검, 교환 등 이미 두 차례나 서비스센터를 찾은 상황에서 또 다시 교환해야 하느냐"며 "비용을 추가로 내더라도 갤럭시S8이나 갤럭시노트8로 바로 갈아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갤럭시노트7의 항공기 반입이 금지돼 해외로 떠나는 출국자들이 인천공항 출국장 이동통신사 해외로밍센터에서 임대폰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삼성전자는 앞서 기존 고객들에 대한 사과와 함께 이탈을 막기 위해 보상 프로그램을 내놨다. 노트7을 다른 제품으로 교환하거나 환불을 받으면 3만원 상당의 삼성전자 모바일 이벤트몰 쿠폰을 제공하고, 갤럭시S7 등 자사 제품으로 교환하는 고객에게는 통신비 7만원도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구형 제품으로 교환하는 것에 대해 반감을 나타내며 이를 외면했다. 
 
현재 사용 중인 노트7에 대한 높은 만족도도 낮은 회수율에 한몫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한 사용자는 “현재 사용 중인 노트7은 발화를 의심할 정도로 뜨거워지는 현상이 없다”며 “홍채인식과 블루코랄 색상, S펜까지 만족하고 있어 교환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교환을 하려면 단말기를 개통한 판매점이나 대리점까지 가야 하는 점도 낮은 회수의 이유로 꼽힌다. 특히 온라인에서 노트7을 구매한 경우 자신의 거주 지역이나 직장과는 전혀 관계 없는 곳에서 개통된 경우가 많아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 찾아가야 한다. 
 
판매점들의 불만도 높다. 노트7 사용자들이 환불을 할 경우 판매점은 이동통신사로부터 받은 판매수수료(리베이트)를 다시 내놔야 한다. 또 애플의 아이폰7이 지난 21일 출시 후 돌풍을 일으키고 있어 본격 가입자 유치에 나서야 하는데, 노트7의 교환·환불 업무도 떠맡고 있어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한 휴대폰 판매점주는 “소비자들이 노트7의 교환을 거부하고 있어 교환과 환불 업무를 언제까지 병행해야 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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