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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롯데월드 승인 등 의혹은 규명 못 해
롯데그룹 4개월간 수사로 총 24명 기소
2016-10-19 17:21:36 2016-10-19 17:21:36
[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지난 6월10일 대대적인 압수수색으로 시작된 롯데그룹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약 4개월 동안 진행된 끝에 19일 사실상 종료됐다.
 
서울중앙지검 롯데그룹 수사팀(특수4부·첨단범죄수사1부)은 이번 수사 기간 신동빈(61) 회장, 신격호(94) 총괄회장, 신동주(62)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영자(74)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신 총괄회장의 셋째 부인 서미경(56)씨 등 총수 일가 5명을 재판에 넘겼다.
 
채정병(65) 롯데카드 대표이사, 황각규(62)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 소진세(66)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 강현구(56) 롯데홈쇼핑 사장, 허수영(65) 롯데케미칼(011170) 사장, 기준(70) 전 롯데물산 사장 등 정책본부 임원, 계열사 대표와 법인을 포함하면 이번 수사에서 총 24명이 기소됐다.
 
우선 신 총괄회장은 지난 2006년 차명 보유한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3%를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한 매매로 가장해 신 이사장에게 증여하는 과정에서 증여세 560억원을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 총괄회장은 롯데홀딩스 지분 1.6%를 서씨에게 증여하는 과정에서도 298억원을 포탈한 혐의도 받고 있으며, 같은 규모의 증여세 포탈 혐의를 받고 있는 서씨의 딸 신유미(33) 롯데호텔 고문은 일본 영주권 소지 등을 이유로 기소 중지됐다.
 
롯데그룹 관계자 등 진술과 내부보고서 등에 따라 신 이사장 등 3명의 포탈세액을 약 2857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는 검찰은 이들이 변호인을 통해 자료를 제출한 최소금액으로 기소하고, 이후 국세청의 국제공조 등으로 포탈세액 증액 등 공소장 변경할 예정이다.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은 전체 롯데시네마 이익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극장 내 팝콘, 음료수를 판매하는 매점 사업을 서씨 등 총수 일가가 운영하는 유원실업, 시네마통상, 시네마푸드에 임대형식으로 넘겨줘 778억원의 업무상배임 혐의도 적용됐다.
 
앞서 신 이사장은 2006년부터 올해까지 롯데면세점과 롯데백화점 입점 관련 편의제공 대가로 네이처리퍼블릭 등 3개 업체로부터 35억원을 받고, 딸들에 대한 허위 급여 지급과 가공 인건비 계상으로 비엔에프통상 등 회사 자금 47억원을 업무상횡령·배임한 혐의로 7월26일 구속 기소됐다.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 신 회장과 공모해 2008년 4월부터 2015년 10월 롯데그룹 12개 계열사로부터 급여 명목으로 391억원을 받는 등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외에도 수사팀은 롯데케미칼의 조세포탈과 배임 등 비리, 롯데홈쇼핑 방송 재승인 등 비리, 롯데건설 비자금 횡령 등 비리를 적발해 해당 계열사 대표와 법인 등을 재판에 넘겼다.
 
다만 수사팀은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이 매년 계열사에서 받은 100억원~200억원대 자금의 성격, 롯데건설 비자금의 정책본부 유입, 제2롯데월드 건립 승인과 관련한 로비 등 의혹에 대해서는 규명하지 못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초동 수사 단계에서 계열사 비자금 조성 등 다양한 부분의 제보가 있었지만, 이인원 부회장의 사망 등으로 정책본부에 유입되는 자금에 대한 수사 연결에 성공하지 못했다"며 "로비 수사는 신병 확보가 관건인데, 신동빈 회장 등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진행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무리한 수사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롯데면세점 입점 의혹에 대한 수사 내용이 보도되면서 내사에 대비하고 있다는 첩보를 얻었고, 더 늦추면 성공 가능성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압수수색으로 수사를 시작했다"며 "일부 추측이 있는데, 외부적 요인이 아닌 수사 논리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수사팀은 6월10일 롯데그룹 정책본부와 롯데호텔 등 6개 계열사, 일부 임원 주거지 등 총 17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하면서 이번 수사를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하지만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 강현구 사장, 허수영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으로부터 기각되면서 수사에 차질을 빚었고, 수사가 한창이던 8월 말 이른바 '정책본부 3인방' 중 하나인 이인원(69) 부회장이 죽음으로 장례 기간 수사를 잠시 중단하기도 했다.
 
수천억 원대 횡령과 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지난달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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