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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 돌아오다)②동해 '명태'와 서해 '뱀장어'…이제는 남해 '쥐치'
양식 어려운 어종 연이은 기술 개발 성공…"지역 균형 발전 이바지"
2016-10-19 08:00:00 2016-10-19 08:00:00
[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서해안의 뱀장어 양식 성공에 이어 동해안 명태의 완전양식 기술까지 보유하게 되면서 우리나라는 동·서·남해안의 주요 어종에 대한 양식업 활성화를 이룰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해수부는 이제 남해안 쥐치의 대량생산에도 전력을 기울기겠다는 계획이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6월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뱀장어 완전양식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수정란 부화를 통해 기른 어린 뱀장어를 어미로 키우고, 다시 수정란을 생산한 것이다.
 
우리나라 뱀장어 생산액은 약 9000톤, 2500억원 규모로 양식어류 가운데 넙치에 이어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양식기술 한계로 대부분 자연산 실뱀장어 수입에 의존해 왔다. 수입한 실뱀장어를 키워온 것이다.
 
특히 최근 남획이나 해양환경 변화 등에 의해 90% 가까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뱀장어의 어획량 변동이 심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공급량과 가격이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주 소비 품종인 극동산 뱀장어의 경우 국제 무역거래 제한 품목 등재가 추진 중이어서 요식업계에 불안감이 더 커지고 있다.
 
해수부는 뱀장어 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지난 8월 극동산 뱀장어의 포획 크기 제한과 포획 금지 기간에 대한 규정을 만들기도 했다. 내수면에서 15~45cm 길이의 뱀장어 포획을 제한하고, 뱀장어가 산란을 위해 바다로 내려가는 시기인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를 포획 금지기간으로 설정했다.
 
하지만 앞으로 대량생산 기술을 확보해 국내 수입 물량을 직접 생산한 뱀장어로 대체하는 날이 올 것으로 기대된다. 대량생산에 나설 경우 약 4000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예상된다. 또 뱀장어 주요 소비국인 중국과 일본 등으로의 수출을 통해 4조원에 이르는 세계 시장 선점도 가능할 전망이다.
 
해양수산부는 "뱀장어 대량 생산 기술을 어업인에 보급해 양식 어가의 소득을 향상시키고, 수산업의 미래 산업화를 적극적으로 실천해 나가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특히, 뱀장어는 태평양 깊은 수심에서 산란해 6개월 가량 성장한 후 우리나라 강으로 올라오는 대표적인 서해 바다 어종으로 이 지역의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처럼 서해 대표 어종의 양식에 이어 해수부는 동해 대표 어종 가운데 하나인 명태의 완전양식 기술 개발에도 성공했다. 명태의 경우 수산 강국인 일본 등을 앞지른 세계 최초 양식 기술을 확보하게 돼 그 의미가 더욱 크다.
 
명태 역시 국내에서는 좀처럼 구경하기 힘든 어종이 됐다. 인공 종자 생산을 위한 살아있는 명태를 마리 당 50만원에 달하는 가격에 구할 정도였다. 특히 동해안 수온 상승에 따라 한류성 어종인 명태는 북상하며 지난 2008년부터는 사실상 동해에서 사라졌다. 노가리로 불리는 어린 명태들마저 무분별한 남획도 국내 바다에서 명태 구경이 힘들어진 이유다.
 
윤학배 해양수산부 차관이 지난 6월 정부세종청사 해수부 기자실에서 뱀장어 완전양식 기술 세계 2번째로 개발 성공과 관련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해수부의 다음 목표는 이제 남해안이다. 서해와 동해에 이어 남해안 양식 대표 어종으로 해수부가 내세운 것은 쥐치다. 말려서 구워먹는 쥐포로 친숙하지만 회로 먹어도 일품인 이 어종은 자연 어획량이 적어 일반 소비자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어종이다.
 
쥐치의 경우 이미 양식 기술은 개발이 됐다. 앞으로 종자 생산량을 크게 늘린 뒤 방류해 국내 서식 개체수를 늘리는 것이 해수부의 목표다. 또 대량 양산체제를 만들어 상업적으로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쥐치의 경우 남해안 인근에서 서식하는 어종으로, 국내에서 주로 서식하는 말쥐치의 경우 40cm까지도 자라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30만톤 이상이 국내에서 소비가 될 정도로 대중적이고 쉽게 접할 수 있는 어종이었다.
 
윤학배 해수부 차관은 "서해에서 많이 나는 뱀장어 양식에 성공하고, 이번에 동해 대표 어종 명태 완전양식 기술도 확보하게 됐다"며 "다음 단계로는 남해안 대표 어종 양식업 활성화가 목표다. 남해안 대표 정치성 어류인 쥐치의 대량 생산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동해 명태, 서해 뱀장어, 남해 쥐치 등 지역별 맞춤 양식기술 개발을 통해 어민 소득을 늘리고, 자원 확보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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