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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성 장질환, 현명하게 대처하기
"회사 등 주위 양해 구하고, 우울감 극복해야"
2016-10-19 06:00:00 2016-10-19 06:00:00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염증성 장질환은 복통과 설사 등 장염과 증상이 비슷해 그냥 넘기기 쉽다. 조기에 발견 못해 치료가 늦어지면 장 협착이나 천공이 생겨 수술하는 경우도 생긴다. 또 염증 재발이 반복되면 암 발생률이 높아져 주의가 필요하다. 복통과 설사가 자주 나타나면 한 번쯤 염증성 장질환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염증성 장질환 환자는 지난 2011년과 2015년 각각 4만2122명에서 5만3274명으로, 2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염증성 장질환은 소화기관에 나타나는 만성 염증으로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대표적이다. 한번 발생하면 잘 낫지 않아 평생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분류된다. 진단은 주 증상과 혈액검사, 대장내시경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내리며 치료는 증상을 조절하고 합병증을 막기 위한 약물치료가 기본으로 상태에 따라 수술도 시행한다. 제일 큰 문제는 복통과 설사가 수시로 발생해 화장실을 계속 드나들게 돼 일상 속 애로사항이 많다는 점이다.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일상에서 겪는 어려움을 현명하게 헤쳐나가는 방법에 대해 강동경희대병원의 도움말을 통해 알아보다.
 
대부분 회사 생활에 불이익이 될까봐 본인의 질환을 숨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화장실을 자주 출입하게 되면 주변에서 미심쩍은 눈치를 보내와 속앓이가 심하다. 이 경우 부서장에게 면담을 신청해 '염증성 장질환 캠페인' 관련 정보를 제공하며 이해를 구해보자. 많은 사람이 고통받는 질환이지만 주변에서 조금만 배려하면 큰 지장 없이 일할 수 있음을 알리고 양해를 구할 수 있다.
 
특정 음식이 이 질병을 야기한다고 밝혀진 바는 없다. 하지만 특정 음식으로 인해 복통이나 설사가 악화되었다면 다음 번 섭취시 주의할 필요가 있다. 무엇을 먹었는지 기억이 흐릿할 때는 매 식사 시 섭취한 음식을 기록해 두면 좋다. 복통과 식욕부진으로 식사를 거르게 되고 장에서 영양소 흡수가 방해를 받기 때문에 체중감소가 나타난다. 따라서 고열량 음식을 섭취하고 중간중간 간식을 곁들여 체중 유지에 신경 써야 한다. 섬유소가 많은 채소는 설사를 유발해 꺼리는 경우가 많은데 무기질 확보를 위해 익혀서 적절히 섭취할 필요가 있다.
 
회식에서 나오는 음식은 대부분 기름지기 때문에 장 트러블이 생기기 쉽다. 이 경우 예약된 식당에 미리 여분의 음식을 따로 요청하거나 간단한 다과를 준비해 가는 게 좋다. 술은 장을 강하게 자극하기 때문에 섭취를 삼가야 하며, 무알콜 음료를 준비해 분위기를 맞출 수도 있다.

미국 대통령 아이젠하워, 가수 윤종신도 이 질환을 앓으면서도 왕성한 활동에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예전에 비해 치료제의 효능이 좋아져 관리만 잘하면 큰 문제 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혼자서 고민하지 말고 환우회 등 모임에 적극 참여해 정보를 나누고 얘기하다 보면 우울감 해소에 도움이 된다. 또한 이 질환은 면역과 관련 있는 질환이라 컨디션 관리가 중요하므로 자전거나 가벼운 산행 등 무리하지 않는 운동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기분 전환의 계기를 종종 가지면 좋다.
 
차재명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과거에 염증성 장질환은 서양인에게 흔한 병이었지만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다"며 "서구화된 식습관, 비만, 스트레스, 흡연, 음주 등의 증가가 주 요인"이라고 밝혔다.  
 
차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 환자는 통증보다 더 큰 사회적 편견에 힘들어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며 "화장실 등 급하게 써야 하는 경우 양보하는 등 사회적 관심과 배려 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대한장연구학회는 지난 5월 염증성장질환에 대한 인식개선활동을 벌였다. 사진/뉴스1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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