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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중국 전기차배터리 시장 진입 내년까지 힘들수도"
김광주 SNE리서치 대표이사 인터뷰
2016-09-29 09:23:11 2016-09-29 09:23:11
전기차배터리 등 2차전지와 태양광을 필두로 한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최근 급속 성장하면서 이 분야의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도 함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국내 자동차와 2차 전지 시장은 가솔린·디젤 엔진의 자동차에서 '전기차 시대'로 전환되면서 환경이 급격히 변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조사의 깊이는 아직 해외업체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과감하게 이런 시장조사 분야에 뛰어든 김광주 SNE리처시 대표이사는 향후 이 분야에서 글로벌하게 명성을 날리는 시장조사업체로 키우겠다는 비젼을 갖고 있다.
 
경기 분당 성남 사무실에서 만난 김 대표는 "중국 정부의 전기차배터리 규제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고 적어도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단언했다. 또 그는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국내 자동차 배터리 산업에 대해 "향후에는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대표이사와의 일문일답이다.
 
김광주 SNE리서치 대표이사. 사진/뉴스토마토 
 
SNE리서치는 어떤 계기로 설립하게 됐나. 
 
지난 1988년도에 삼성SDI에서 입사해서 1999년까지 10년을 넘게 디스플레이 관련 비즈니스를 했다. 주로 글로벌 마케팅과 기획 쪽에서 일을 하면서 리서치 자료를 많이 받아봤다. 하지만 그런 자료를 보면서 신뢰성에 의문이 들었던 적이 많았고, 그것이 퇴사 후 지금의 SNE리서치 창업으로까지 이어지게 됐다.
 
한국은 배터리 분야에서 선도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지만 관련한 리서치나 컨설팅 분야는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에는 B3, 미국에는 네비건트(Navigant Research)가 유명하고, 최근 중국에도 시장조사업체가 많이 생겼다. 국내에서도 이같이 글로벌 한 시장조사업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왔고, SNE리서치가 그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직원들 중에는 삼성SDI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LG전자 출신 등 다양하게 구성돼있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중장기 전망을 어떻게 보나.
 
올해 287만대 수준이 전기차 출하량이 2020년에 800만대, 2025년에는 2378만대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최근에 나왔다. 전 세계 60여개국에서 매달 브랜드별, 차종별로 파우치형·원통형·각형 등 어떤 배터리가 들어갔는지, 공급사가 어디인지 등에 대해 자동차 출하 상황 및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분석한 것이다. 이렇게 전기차에 출하되기 위해서는 배터리 공급이 굉장히 많이 늘어나야한다. 현재 배터리 관련 증설이 어느정도 이뤄지고 있는데 그럼에도 공급이 부족해 질 것이다. 추가적인 증설과 투자가 많이 이뤄져야 한다.
 
자동차 회사들은 긴 호흡의 비스니스를 한다. 현재 시점에서 이미 2020년까지 만들 전기차에 어떤 배터리를 얼마만큼 넣을지를 다 셋업해 놓은 상태다. LG화학은 누적 수주액이 최근 발표된 것을 보니 30조원을 넘는 수준인데, 삼성SDI도 그에 못지 않은 수준으로 알고 있다. 중국산 배터리 기업들도 그에 못지 않게 성장중이다.
 
 
수주액이 늘어나도 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뤄지진 않고 있는데, 기업들이 어떻게 해야 하나.
 
시장이 이렇게 크고 있지만 삼성SDI나 LG화학 등 국내 배터리 회사들은 이런 비즈니스를 통해 아직까지는 수익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 시장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잡아야하고, 결국 재료비에서 원가를 절감해야 한다. 회사별로 원가 구조가 다른지만 셀, 배터리, 재료비 비중이 50~55% 되는데 그 비용을 절반으로 낮춰야 한다. 나머지 생산비용은 라인의 효율이나 개발비에서 줄여야하는데 모두 스터디들이 많이 되고 있다. 밀도당 에너지 효율을 올리는 방식 등이 있다. 생산속도 증대, 장비 투자금액 줄이기, 부품수 심플화 등을 통해 달성 가능하다. 다행이 이미 기업들이 그런 마스터 플랜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 
 
지난해 디젤게이트 문제가 불거진 폭스바겐은 회사 전체 기조를 전기차로 급선회하는 계획을 세우지 않았나. 그 프로젝의 수주는 향후 수년 동안 진행될 것이고, 셀 가격이 킬로와트당 150달러, 모듈까지 합치면 170달러 정도 될 것이다. 지금 향후 3~4년 내에 현재 가격의 절반으로 떨어뜨리지 않으면 비즈니스를 할 수 없을 것이다.
 
중국의 한국 전지업체에 대한 견제가 심해지고 있는데, 전기차 배터리 이슈는 언제쯤 해결될까.
 
중국 정부가 자국의 배터리 회사나 배터리 유관 업체들의 실력을 올리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예상됐던 얘기다. 우리나라 역시 친환경차를 도입할 때 한국 업체에 우선권을 주지 외부에 돈을 주지 않을 것 아닌나. 그렇다고 보면 자국의 배터리 회사들이 한국이나 일본에 경쟁대비해서 경쟁할 만한 기술이 실력을 갖출때까지는 지금의 상황이 좋게 원하는 방향으로 해결되기는 쉽지 않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최소한 내년 상반기 까지는 해결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
 
거꾸로 중국이 얼마큼 NCM(니켈코발트망간) 기술이 축적될 것인가도 따져봐야 한다. 내년 정도가 되면 수준에 어느정도 변화가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 이런 생각들을 저희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고 삼성이나 LG, SK도 갖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끼리 만나서 규제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도록 협상을 해야 한다.
 
최근 이슈가 된 삼성전자의 갤럭시7 사고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사고의 책임 소재가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삼성SDI에 1차적 책임이 있는 것으로 귀결되지 않았나. 하지만 만약 삼성이 아니라 애플이었다면, 삼성SDI에 배상을 청구하거나 오더를 끊는 등 수순이 있을텐데 삼성전자와 삼성SDI는 그런 관계가 아니라서 실제적으로 코스르를 청구하지는 않을 것이다. 상황이 빨리 종결되면 금방 원상복귀 될 것이라는 게 내부 시각이다.
 
조사 내용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 어떤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나.
 
글로벌 리딩 전기차회사와 배터리 회사, 투자회사들이 저희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서 쓰고 있다. 기본으로 하고 있는게 직접적인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이다. 국내를 포함해서 일본, 중국에 정기적으로 나가 대면 미팅을 많이 한다. 중국은 거의 매달 나가고, 일본은 분기당 나가고 있다. 국내의 관련 회사들과도 수시로 미팅을 하고 실제로 여러가지 프로젝트 등 마케팅을 산업에 관련된 일들을 같이 해오고 있다. 아주 직접적이고 실제로 돌아가는 이야기를 많이 주고 받는다. 
 
다음 컨퍼런스는 언제, 어떤 주제로 계획하고 있나.
 
일년에 4~5번 포럼을 하는데 이번에는 '500km 기술달성을 위한 배터리 기술 발전' 등 말그대로 배터리에 대해 집중 논의하는 배터리 컨퍼런스다. 올해 연말에는 12월경에 일본에서 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고, 중국에서 포럼을 하는 것도 추진하고 있다. 
 
SNE리서치의 비전은 무엇인가. 
 
리서치하면서 항상 고민하는 것이 영역을 넓히면서 종합 리서치 회사로 키울 것인지, 아니면 한 쪽에 집중할 것인 지다. 요즘 같아서는 친환경차 이슈 등이 굉장히 주목을 받고 있고 중요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집중해서 역량을 높이는 쪽으로 가고 있다. 또 리서치회사는 대부분 외국계 시장이 점유하고 있고 국내는 기반이 매우 약한데 앞으로 이 회사를 글로벌화 하는 게 향후 목표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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