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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경쟁률은 높은데…나서는 곳 없는 중기 면세점
2016-09-27 06:00:00 2016-09-27 15:03:49
[뉴스토마토 이성수기자] 다음달 4일 사업계획서 접수가 마감되는 서울 시내면세점 중소·중견기업 제한경쟁 입찰전에 관심을 보이는 중소·중견기업이 사실상 없어 '흥행'에 실패할 전망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기업에 3곳, 중소·중견기업에 1곳 등 총 4곳의 운영 특허를 내주는 이번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전의 중소·중견기업 제한경쟁 부문에 참여의사를 밝힌 기업이 단 한 곳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곳을 뽑는 중소·중견면세점 입찰전에 무려 14개 기업이 달려들어 높은 경쟁률을 이뤘던 것과 대조적이다. 반면 대기업 부문에는 이미 도전을 선언한 기업만 3곳에 달하며, 3곳 이상의 기업이 입찰을 검토하고 있어 2대 1 이상의 경쟁률이 예상된다.
 
업계는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서울 시내면세점이 더 이상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에만 10개가 넘는 대기업 면세점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부담이 커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지난해 중소·중견기업 면세점 운영 특허권을 취득한 하나투어(039130) 에스엠면세점(SM면세점)은 물론 대기업 신규 면세점들도 목표대비 저조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는 점이 그 근거"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스엠면세점은 인천공항점과 지난 2월 오픈한 서울 시내점을 합친 상반기 매출액이 446억원에 불과한 반면, 영업손실은 142억원에 달했다. 같은 시기에 오픈한 대기업 신규면세점들 역시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표다.
 
면세점 성공의 열쇠로 꼽히는 해외 명품브랜드 유치가 쉽지 않다는 점 또한 기피하는 이유 중 하나다. 대기업 조차도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마당에 중소·중견기업들이 이들 브랜드를 모셔올 여건이 안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면세점 입찰전에 참여했던 중소·중견기업들의 '재수' 여부도 미지수다. 지난해 강력한 후보군 중 하나로 꼽혔던 유진기업(023410)은 이미 한화갤러리아가 여의도 63빌딩에 면세점을 오픈함에 따라 입지가 겹쳐 전면 재검토에 나선 상태다. 파라다이스(034230) 역시 지난 4월 관세청의 공고가 발표되자마자 "참여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은 바 있다. 다른 기업들도 이번 입찰에는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관세청은 중소·중견기업 부문 입찰에 나서는 기업이 없을 경우 해당 부문의 입찰을 진행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며, 향후 추가공고를 낼지 여부는 아직 정하지 않은 상태다.
 
관세청 관계자는 "이미 4개월 전부터 공고했기 때문에 이번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에 중소·중견면세점 응찰 기업이 없다면 대기업 3곳만 선정할 계획"이라며 "아직 논의하지 않았지만 향후 중소·중견기업 재입찰을 다시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하나투어가 지난 2월 문을 연 에스엠면세점의 모습. (사진=뉴시스)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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