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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달영의 스포츠란)올림픽 메달 순위는 엘리트스포츠 우선 과제가 아니다
2016-08-29 06:00:00 2016-08-29 06:00:00
리우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이 거둔 성적을 두고 논란이 적지 않다. 당초 목표로 삼았던 금메달 10개 획득은 이루지 못했지만 금메달 기준 순위 10위 이내는 달성했다. 일부 종목에 편중된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4개 대회 연속 10위 이내의 금메달 성적을 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그런데 기대가 컸던 탓인지 여기저기서 대한민국 선수단이 거둔 성적에 대해 아쉬움을 보이면서 국내 엘리트스포츠의 국제 경쟁력이 떨어진 것으로 단정하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일부에선 일본의 경우와 비교하면서 엘리트스포츠에 대한 지원과 관심 부족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금메달 13개로 금메달 순위 5위를 기록했던 지난 2012 런던올림픽 전후와 비교해서 엘리트스포츠 전반에 대한 정책적 지원 또는 리우올림픽 선수단에 대한 물적 지원이 부족하다는 구체적 ‘팩트’가 있는지 말이다. 올림픽 메달리스트에 대한 병역면제 혜택도 그대로이고 메달 포상금 규모도 줄어들지 않았다.
 
경기력향상연금 및 국가대표 훈련수당 등 국가대표선수에 대한 각종 경제적 지원도 계속되고 있다. 런던올림픽에 비해 금메달 4개가 적고 금메달 순위가 3계단 떨어지는 사실에 관한 손에 잡히는 원인을 찾을 수 없다면 선수의 경기력 또는 준비 부족이나 경기 결과에서의 불운 때문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그런데 대한민국 선수단이 이번 리우올림픽에서 목표로 했던 성적에 조금 못 미친 결과를 냈다 하더라도 엘리트스포츠의 국제경쟁력 저하를 염려할 필요가 없다. 그 원인을 찾기 위해 애를 쓸 필요도 없다. 스포츠는 승부를 다투는 상대가 있는 경기이고 올림픽에서 메달 순위는 그 경기 결과에 따라 주어지는 국가별 메달 집계 결과이다.
 
상대가 더 나은 실력을 보이거나 경기의 승운이 상대에게 있는 경우 승리는 상대에게 돌아간다. 우리가 당초 삼았던 금메달 최소 10개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원인을 굳이 찾자면 금메달이 예상됐던 종목 선수들의 상대가 경기를 더 잘했거나 그들에게 승운이 돌아갔기 때문이라고 보면 된다.
 
매번 올림픽 국가별 메달 순위에서 10위권에 있는 국가들은 거의 같고 순위만 조금 달라진다는 점도 스포츠가 이른바 절대평가가 아닌 상대평가에 의해 승부가 정해지는 경기라는 본질에 따른 당연한 결과다.
 
그렇다면 올림픽에서 금메달 개수와 금메달 순위의 큰 변동이 없다면 지금처럼 논란을 벌일 이유도 필요도 없다. 올림픽에서의 금메달 개수나 금메달 순위에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올림픽 금메달 개수와 순위가 국가 위신의 척도가 된다는 생각도 어쩌면 부질없다. 런던올림픽에 비해 금메달 개수가 상당히 줄어들고 금메달 순위도 한 계단 떨어진 중국과 금메달 개수와 순위에서 우리를 앞선 일본의 위신이 달라졌다고 보지 않는다.
 
그럼에도 올림픽 메달 결과가 국가 위상의 바로미터가 된다고 생각한다면 좀 더 확실하고 가능성 있는 방안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 외국의 유망주 선수를 입양 또는 귀화시켜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로 키우거나 메달 가능성 있는 외국 선수를 귀화시켜 바로 올림픽에 출전시키는 것이다.
 
국내 선수를 국가대표로 양성하는데 드는 비용 대비 효율적이고 실용적인 방안이 될 것이다. 힘들게 국내 선수를 육성할 필요 없이 쉽게 외국 용병을 데려오면 된다는 말이다. 올림픽 메달 순위를 끌어올리는 것이 엘리트스포츠 정책의 우선 과제라고 본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강영중(앞줄 오른쪽부터) 대한체육회 회장과 정몽규 한국선수단 단장, 양궁 국가대표 장혜진 등 참석자들이 24일 오전 인천 중구 공항로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이네루 올림픽 한국선수단 해단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장달영 변호사·스포츠산업학 석사 dy692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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