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넥센 히어로즈의 '중고 신인' 신재영(27)이 신인왕 수상을 굳히는 분위기다. 다승 공동 2위에 오르는 동시에 올 시즌 최고의 '히트 상품'으로 거듭나고 있다.
신재영은 지난 2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전에서 6이닝 4실점의 투구로 팀의 9-4 승리에 기여해 승리 투수가 됐다. 지난 6월28일 삼성전에서 시즌 10승째를 챙긴 이후 5경기 만에 11번째 승리(2패)를 추가했다.
이로써 신재영은 올 시즌 신인왕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5년 차 선수지만 1군 무대를 처음 경험하기에 신인왕 자격 요건이 된다. 두 자리 수 승수의 토종 투수는 어느 구단이든 반기는 자원이다. 시즌 초반만 해도 4~5선발이 목표였던 신재영은 넥센 마운드의 신데렐라로 거듭났다. 올 시즌 완벽히 프로야구 신예 에이스로 연착륙한 모습이다.
모두 절치부심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신재영은 2012년 NC 입단 이후 2013년 트레이드를 통해 넥센으로 이적했다. 그간 주로 2군에 머물렀으나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 결과 올 시즌 혜성처럼 등장해 프로야구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신재영이 올해 받는 연봉 2700만원(프로야구 최저액)은 내년에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신재영은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 3.73으로 프로야구 전체 선수 중 이 부문 9위에 올라있다. 여기에 3.65의 평균자책점과 1.25의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는 그가 얼마나 안정적인 투구를 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신재영을 향한 기대감이 큰 것은 발전 의지 덕분이다. 신재영은 두산전에서 7개의 체인지업을 섞으며 특유의 속구와 슬라이더를 섞은 '투 피치'에서 벗어날 것을 암시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신재영은 "체인지업과 싱커를 실전에서도 던져야 한다. 앞으로 구사 비율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전반기에만 10승을 챙긴 신재영에게 후반기는 보너스다. 새로운 구종을 익히고 경험을 쌓으라는 의미가 짙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이미 전반기에 제 몫을 다했다"고 신재영을 칭찬했다. 그러면서도 "선발 투수로 오래 가려면 4개의 구종은 있어야 한다"고 숙제를 내놨다. 이 때문에 신재영의 체인지업과 싱커 구사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그를 상대하는 타자들의 머릿속은 더욱 혼란스러워질 전망이다.
한 야구 관계자는 "지금까지 흐름을 봐도 그렇고 앞으로도 큰 이변이 없는 한 신인왕은 신재영 차지가 될 것 같다. 올해 신인왕 후보 중 단연 돋보인다"면서 "최근 프로야구가 투수난에 허덕이고 있고 타고투저 현상이 두드러진다. 그 가운데 새로운 국내 투수의 등장은 더욱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넥센 히어로즈의 신인 투수 신재영.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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