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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간 준우승 5번' 한국, '포틀랜드 징크스' 깰까
2연패 노리는 헨더슨, 태극낭자 최대 맞수로 떠올라
2016-06-30 12:50:15 2016-06-30 12:50:15
[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한국 골프 낭자들이 최근 6년간 한이 서린 '포틀랜드 징크스'에 다시 한 번 정면으로 맞선다.
 
한국에 유난히 불운을 안긴 캄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총상금 130만달러·약 15억원)이 다음 달 1일(한국시간) 오리건 주 포틀랜드의 콜로비아 에지워터골프장(파72·6476야드)에서 열린다. US여자오픈(7월8~11일) 직전 열리는 탓에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캘러웨이)를 비롯해 3위 박인비(KB금융그룹), 4위 렉시 톰슨(미국), 5위 김세영(미래에셋), 6위 전인지(하이트진로) 등 세계랭킹 톱 10안에 든 선수 중 8명이 컨디션 조절을 위해 결장한다.
 
출전 명단만 보면 '속 빈 강정'처럼 맥빠진 일전이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대회가 최근 한국 선수들에게 안긴 '불운'을 생각하면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지난 2009년 허미정(하나금융그룹) 이후 6년간 이 대회 무관에 그쳤다. 부진해 우승을 못했다면 이처럼 억울하진 않았을 테다. 한국 선수들은 이 6년간 2013년 한 해만 제외하고 2위만 무려 다섯 차례 기록하며 지독한 '준우승 징크스'에 시달렸다.
 
하나하나 살펴보면 그야말로 눈 앞에서 놓친 정상이었다. 허미정 뒤를 이어 2010년 한국 선수 2연패 노린 최나연(SK텔레콤)은 미야자토 아이(일본)에게 2타 뒤진 공동 준우승에 머물렀고 이듬해엔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에게 연장 접전 끝에 패하며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2012년엔 박인비가 2010년 우승자 미야자토 자이에게 2타 뒤지며 2위에 그쳤고 2014년 김인경(한화)이 오스틴 언스트(미국)에게 연장 첫 번째 홀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다잡은 우승을 놓쳤다. 지난해엔 장하나(비씨카드)가 대회 내내 폭발적인 샷을 자랑한 브룩 헨더슨(캐나다)의 질주를 막지 못하고 공동 준우승에 만족했다.
 
이젠 이 지독한 징크스를 깰 때다. 랭킹 톱 10에 든 상당수가 빠졌지만, 이번 대회엔 최운정, 이일희(이상 볼빅), 김인경, 강혜지, 오지영(이상 한화), 양자령(SG골프), 곽민서(JDX멀티스포츠) 등 7명의 한국 국적 선수가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징크스 탈출을 노린다. 이들 중 39위로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최운정은 지난해 LPGA 데뷔 6년 만에 마라톤 클래식에서 첫 승을 올린 이후 통산 2승에 도전한다. 2년 전 목전에서 우승 트로피에 놓친 김인경도 묵묵히 칼날을 간다.
 
태극낭자의 강력한 맞수로는 '디펜딩 챔피언'으로 대회 2연패를 노리는 세계랭킹 2위 헨더슨이 꼽힌다. 헨더슨은 지난주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컷 탈락했지만 올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리디아 고를 연장 접전 끝에 누르는 기염을 토했다. 기량만큼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점에서 이번 대회 한국의 준우승 징크스 깨기를 방해할 가장 강력한 후보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최운정이 다음 달 1일 캄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에 출전한다. 사진은 지난 13일 열린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장면.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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