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새누리당이 26일 '혁신형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김희옥 전 정부공직자윤리위원장(전 헌법재판관)을 내정했다. 20대 총선 참패 이후 40여일 넘게 지속된 지도부 공색 사태가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민경욱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정진석 원내대표는 혁신비대위원장에 김희옥 전 헌법재판관을 내정했다”며 “청렴하고 원칙을 지키는 소신으로 국민 눈높이에서 새누리당이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내려놓을지 판단해 줄 경륜의 소유자”라고 평가했다.
김 내정자는 이날 오후 국회를 찾아 인사말을 통해 “새누리당이 확실히 혁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퇴행적 관행이 있었다면 과감하게 깨뜨려야 한다. 목적이 정당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혁신, 쇄신해야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 원내대표와 김무성 전 대표, 최경환 의원은 지난 24일 3자 회동에서 김 내정자가 비대위원장에 적임이라는 의견 일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원내대표는 곧 바로 김 내정자를 만나 이같은 뜻을 전달했다. 김 내정자는 즉답을 하지 않았지만 이틀간 숙고한 후 26일 오후 정 원내대표에게 수락 의사를 전달했다.
민 대변인은 “당내 여러분들이 좋은 분이라며 추천해 준 김 내정자를 정진석 원내대표가 이틀 전에 처음 만나 혁신비대위원장을 맡아줄 것을 간곡히 요청했다”며 “그동안 몇 차례 만남과 통화가 있었고 오늘 수락 결심을 알려왔다”고 설명했다.
김 내정자는 친박계가 추천한 인사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정치 경험이 전무한 그가 2달 만에 새누리당을 혁신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시각이 많다. 계파간 이해관계에 치이면서 자칫 허수아비 위원장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새누리당은 빠른 시일 내에 전국위원회를 소집해 김 내정자의 비대위원장 인선을 추인할 계획이다. 김 내정자는 전국위원회 추인 후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까지 당 대표직을 겸임하게 된다.
김희옥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내정자가 26일 국회에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함께 비대위원장 수락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1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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