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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세계 첫 수소차 개발했지만…정책·인프라 구축은 '만만디'
라이벌 일본에 비해 부족한 지원·인프라…뒤늦게 정부 지원 꿈틀
2016-05-27 06:00:00 2016-05-27 0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매연과 미세머지 배출이라는 내연기관의 한계를 넘어서야 하는 과도기를 맞은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은 전기차(EV)와 수소연료전지차(FCEV)를 앞다퉈 개발하면서 시장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불붙기 시작한 전기차에 비해 수소차는 더딘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내 기준 1억원에 가까운 차량 가격은 물론 충전인프라 미비와 관련 정책 부재는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는 전세계 최초로 2013년 수소차 양산 체제를 갖춘 현대자동차의 노력이 빛을 바래게 한 아쉬운 상황이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수소차분야 최대 경쟁자 일본에 비해 부족한 정부의 정책 지원은 경쟁력 제고를 위해 시급한 선결 과제로 꼽힌다.
 
수소차는 전기차의 고질적 약점으로 꼽히는 긴 충전시간을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친환경 차종으로 꼽힌다. 급속 충전기로도 30분 가량이 소요되는 전기차에 비해 수소연료 탱크 충전은 현 가스충전소 소요시간과 별반 차이가 없이 빠르게 충전 가능하다. 
 
또 대표 수소차로 꼽히는 토요타의 미라이와 현대차 투싼ix가 각각 1회 충전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가 약 480km, 415km로 일반적으로 150km 내외를 주행하는 전기차와는 비교가 안된정도로 길다. 때문에 국가적 차원의 정책 지원을 등에업은 도약이 필요한 시점이다.  
 
수소차의 경우 인프라 부족 문제에 시달리고 있는 전기차와 비교해도 턱없이 충전시설이 부족한 데다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등 연결다리 역할을 해줄수 있는 차종이 없어 대중화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의 경우 높은 국산화율(95%)을 갖춘데다 지난 2013년 2월 현대차(005380) 투싼ix 수소차를 세계 최초로 양산 체계를 구축하는 등 기술력에 있어 크게 밀리지 않는 상황이다. 때문에 확실한 가이드 라인이 정립된 정책만 뒷받침해 준다면 전기차에 비해 잠재력이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라이벌인 일본은 한발 앞서있다. 국가적으로는 현대차 투싼 ix 수소차를 제외하면 유일한 양산 수소차인 토요타 미라이 보급을 늘리기 위해 미라이 출시에 맞춰 대당 최대 300만엔(323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업체인 토요타 역시 현대차와의 경쟁에서 한 발 앞서기 위해 6000만원대로 차량 가격을 책정했다. 
 
차량 출시 가격도 투산 ix(8500만원) 보다 저렴한 6200만원 수준으로 책정했다. 여기에 연내 수소차 클래리티 출시를 계획 중인 혼다까지 합세하면 일본의 수소차 지원 정책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충전소 보급도 크게 앞서있다. 지난해에마 80개소의 충전소를 지은 일본은 합계 20개소 미만의 국내 상황에 비해 양질의 환경이 조성돼있다. 수소사회 구현이라는 대명제 아래 올해만 3600억원 이상의 지원금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수소차 시장 최대 라이벌 일본이 관련 지원 정책에 무게감을 실음에 따라 국내 역시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올해 초 광주에서 열린 1단계 수소융합스테이션 준공식에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오른쪽 두번째)이 수소연료자동차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에 최근 정부도 수소차 보급을 위한 지원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수소차 보급 및 시장 활성화 계획을 수립·확정했다. 보조금과 수소차 가격 인하 등을 통해 현재 500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는 수소차를 오는 2018년 3000만원대 후반, 2020년에는 3000만원대 초반 수준에 구매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수소차 구매시 지원하는 2750만원의 정부보조금과 지원대수를 확대하고 보조금 외 지자체에서 보조금을 추가로 지원하는 방안도 협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구매와 등록시 부과하는 세금도 전기차 수준으로 감경해 나가기로 했다. 
 
여기에 지난 2014년 1억5000만원에서 지난해 8500만원까지 떨어졌지만 여전히 높은 가격대를 형성 중인 차량의 출고가 역시 2020년까지 5000만원 수준으로 인하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전체 국내 신차 판매량의 0.01%(71대)에 불과했던 수소차 판매를 2030년까지 10%(167만대)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단기적 목표로는 오는 2020년까지 9000대 보급을 목표로 잡았다.
 
늘어날 수소차 보급물량의 원활한 운영을 위한 충전 시설도 확충한다. 현재 국내에는 단 10개소의(환경부 2개, 산업부 8개소 운영) 수소충전소가 운영 중이다. 이를 향후 5년내 80개로 늘린뒤 2025년 210개, 2030년 520개, 2050년 1500개까지 늘려나갈 계획이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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