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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구조조정시 중앙은행 역할 '금융안정'…경기 여전히 소비·수출 취약"
"구조조정 과정에서 한은이 해야 할 역할 마다하지 않을 것"…적극적인 의지 표명
2016-05-05 12:00:00 2016-05-05 12:00:00
[프랑크푸르트=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중앙은행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로 '금융안정'을 꼽았다. 아울러 이 총재는 최근 경기에 대해 내수가 미약하게나마 개선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소비와 수출이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4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제49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 기간 중 한국은행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산업·기업 구조조정 과정에 한은이 해야 할 역할이 있으면 마다하지 않겠다"면서 "중앙은행에 필요한 역할, 적극적으로 하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중앙은행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바로 '금융안정'"이라며 "구조조정 과정에서 금융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구조조정이 진정되면 기업의 크레딧 리스크(신용 위험)를 정확히 측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예를 들어 대우조선이 그렇다"면서 "협력사든 뭐든 어느 정도 연관되는지 모르니까 크레딧 리스크를 정확히 측정하기 어렵고, 그렇게 되면 금융기관들은 몸을 사린다"면서 "대출할 때 더 따지고 신용도 미진하면 안 한다. 이럴 경우 신용도가 떨어진 기업은 자금조달이 어려워진다. 연쇄적으로 이런 일들이 일어나면 리스크 프리미엄은 과도하게 올라가고 금융은 불안해진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최근 일각에서 구조조정 과정중 조선과 해운에 대한 은행권 부실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어 한국은행이 이들 국책은행에 대한 조사권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견해에 대해서는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이 총재는 "전혀 검토해본 적이 없다"면서 "(TF) 결론도 안 났는데 조사권 이야기는 너무 앞서갔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이 총재는 최근 경기에 대해 "내수가 이제 조금 살아나는 기미가 있는데 여전히 취약하다"면서 "소비가 개선세로 들어섰다고 하지만 취약하고, 수출도 세계 교역 자체가 줄어들었다"면서 "경기는 수출이 중요하다. 수출이 안 좋으면 투자도 안 좋아지기 때문이다. 수출은 정부 정책을 펼친다고 쉽게 되는 것은 아니라서 너무 서두르진 말아야겠다고 생각한다. 서두른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또 이 총재는 미국의 6월 기준금리 인상설에 대해 "지금 미 연준을 보면 상당히 비판적인 시각이 많다. 일관성이 없다"면서 "일관성을 유지하려면 앞으로의 상황을 정확하게 예측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에 대해서는 "4월 수정 경제전망 발표에서 올해 연 1.2% 상승을 예상했다"면서 "아직은 우리가 봤던 그 수준은 아닌것 같고, 물가는 유가 영향이 큰데 앞으로 유가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가가 최근에는 조금 상승했지만 아직 의미있게 상승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물가상승률이) 왔다갔다 하겠지만 1% 초반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4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제49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 기간 중 한국은행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발언하고 있다./사진 ADB공동취재단
 
프랑크푸르트=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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