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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어주는기자)일본 괴짜 CEO의 메시지, "열광하라"
'열광선언' 고마쓰 나루미·마쓰무라 아쓰히사 지음|김영근 옮김|이상 펴냄
2016-05-02 07:32:24 2016-05-02 07:32:24
'자영업자의 지옥'이라 불리는 한국보다는 사정이 낫다고는 하지만 일본에서도 식당을 열고 경영하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일본 외식업계의 괴짜 경영자 마쓰무라 아쓰히사는 체인점을 내지 않는다는 기조 아래 2010년까지 9년 만에 100개의 서로 다른 브랜드로 100개의 점포를 내면서도 적자를 보지 않는 데 성공했다. 현재는 체인점을 일부 도입한 상태로, 마쓰무라가 이끄는 다이아몬드 다이닝사는 2015년 기준 총 171개 브랜드, 340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39세에 파킨슨병을 진단 받은 사람이 이뤄냈다는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극적으로 느껴진다.
 
마쓰무라는 지난 2001년 도쿄 중심가인 긴자에 엔터테인먼트 레스토랑 '뱀파이어 카페'를 열며 성공적으로 외식업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그는 뱀파이어 카페의 인기를 바탕으로 체인점이나 가맹점을 확장하는 편안한 길을 선택하는 대신 매번 서로 다른 컨셉트를 지닌 식당을 만들어나가는 도전을 해나갔다. 경영 효율화 관점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이 같은 전략을 고수하면서 마쓰무라는 '외식업계의 이단아', '괴짜 최고경영자(CEO)' 같은 별명을 얻었다.
 
파킨슨병을 얻어서 몸이 굳어가는 와중에 "어떠한 일이 생기더라도 굴하지 않는다. 끝없이 나의 열광을 불러일으킬 것이다"라며 거행한 열광선언은 성공을 위해서 중요한 것은 상황보다는 신념과 의지라는 점을 말해준다.
 
▶전문성 : 성공한 사업가의 비법을 말하기보다는 역경을 이겨낸 인물 소개에 중점을 둔 책이다. 다소 감정적이고 감성적인 톤으로 인물에 대해 풀어나가고 있어 음식점 창업 준비를 위한 실용 경제서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 있다.
 
▶대중성 : 아무 것도 없는 밑바닥에서부터 사업을 키워내고 파킨슨병이라는 불치병도 정신력으로 극복하는 마쓰무라의 '열광' 에너지는 관련 업계에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삶의 열정이란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참신성 : 마쓰무라는 일본에서는 대중매체를 통해 많이 알려졌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생소한 인물이다. 괴짜 '장사의 신'의 머릿속에는 어떤 생각들이 들어있는지 궁금하다면 읽어볼 만하다.
 
 
■요약
 
1. 파킨슨병에도 나의 꿈은 시들지 않는다.
 
39세에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마쓰무라는 8년 동안 발병 사실을 숨겨왔다. 병이 사업을 위축시키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진단 당시 약물치료로 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시간이 5년이라는 말을 듣고 5년 안에 '100 브랜드 100 점포' 계획을 반드시 이루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100가지 브랜드로 100개의 점포를 만들다
 
2001년 '뱀파이어 카페'를 오픈한 이후 2010년 마쓰무라의 고향인 토사지역의 전통 식재료를 사용하는 '시만토가와'까지 문을 열면서 서로 다른 컨셉트를 지닌 레스토랑 100곳을 만든다는 목표를 달성했다. 유행을 쫓기보다는 꿈이 있는 레스토랑, 손님들을 놀라게 할 수 있는 레스토랑을 만들겠다는 생각에 프랜차이즈를 택하지 않은 것이다. 가게 100곳의 기본 방향은 '음식과 엔터테인먼트의 융합'으로 삼았으며 새로 가게를 낼 때에는 100곳 이상의 식당을 둘러보며 철저한 사전조사를 했다. 회사를 확장하면서는 직원들의 사기진작 및 복지향상 등을 위해 오사카증권거래소(현 자스닥)에 상장했다. 
 
3. 시골 소년, 꿈의 도시 도쿄를 갈망하다
 
고치에서 보낸 어린 시절 학원비를 현금이 아닌 수표로 냈다 면박을 당하며 돈의 중요성을 느꼈다. 아버지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가업을 이어 공장에서 일하길 바랐지만 마쓰무라는 도쿄로 떠나 대학에 진학했다. 대학시절에는 헤어진 여자 친구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고 이를 계기로 외식업에 대한 꿈을 키웠다. 이후 사업을 위한 종자돈을 마련하기 위해 디스코텍에서 호객행위를 하고 태닝샵을 차려 운영하기도 했다. 
 
4. 우리는 자신에게 열광해야 한다
 
100번째 점포를 오픈한 이후 마쓰무라는 '1000브랜드 1000점포'라는 새로운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타격을 입으며 109개까지 늘어났던 점포는 75개로 줄었다. 마쓰무라는 경제상황 등을 반영해 '50개 브랜드×20개 점포'라는 새로운 방향으로 계획을 틀었다. 
 
5. 일본을 움직이는 장사의 신
 
처음에는 파킨슨병을 원망하던 마쓰무라는 이후 운명을 직시하며 자신의 가능성에 도전해보겠다고 다짐했다. 마쓰무라의 주변 사람들은 겸손함과 헝그리정신, 적을 만들지 않는 동업자 정신, 사업의 의미와 본질을 생각하는 태도, 주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능력 등이 마쓰무라가 가지고 있는 힘이자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6. 외식업계의 구글을 꿈꾸다
 
힘든 시기를 견뎌낸 마쓰무라는 도쿄증권거래소 1부 시장으로 승격해 새로운 성장기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시가총액 등 요건이 부족했기 때문에 지난 2014년 도쿄증권거래소 2부 시장에 먼저 상장했고 이듬해 1부 시장으로 승격했다. 이제는 '외식산업의 구글화'를 꿈꾸며 일본 외식업의 정체성과 본질을 지켜나가겠다는 계획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 
 
■책 속 밑줄 긋기
 
마쓰무라는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그리고 기업가로서는 더욱 의욕을 불태워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자신에게는 5년 후의 삶이 보장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이
오히려 마쓰무라의 야심에 박차를 가했다. 
 
"나는 다이아몬드 다이닝에 새로운 변화를 주기 위해
우리가 목표로 하는 그곳에 우뚝 서기 위해 
우리 자신에게 '열광'할 것을 선언한다.
열광하지 못하는 자는 다이아몬드 다이닝에서 나가도 좋다!"
 
■별점 ★★
 
■연관 책 추천
'식당부자들'|이상규 지음|이상 펴냄
'오사카에서 장사의 신을 만나다'|이영호 지음|처음북스 펴냄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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