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대법 "50만원 금품 마지못해 수수한 공무원 해임처분 가혹"
'박원순법' 첫 적용사례 "재량권 넘었다"
2016-05-01 12:07:13 2016-05-01 12:07:13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5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마지못해 받은 공무원을 해임한 서울시 처분은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직무관련성 없이 1000원만 받아도 징계하도록 정한 이른바 박원순법이 재량권을 넘었다는 취지다
 
대법원 1(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건설업체로부터 50만원 상당의 상품권 등을 수수했다는 이유로 해임처분을 받은 서울 송파구 박모 국장이 해임처분을 취소하라며 송파구청장을 상대로 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박 국장은 20152월 한 건설사로부터 1인당 43000원 정도 하는 저녁식사 접대와 함께 5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받고 20145월에는 12만원 상당의 놀이공원 자유이용권을 받은 사실이 국무조정실 정부합동공직복무점검단에 의해 적발됐다.
 
송파구는 20154월 서울시 제1인사위원회에 징계의결을 요구했고 인사위는 201410월부터 시행된 서울시공무원행동강령(박원순법)에 따라 박 국장을 해임 처분했다. 이에 불복한 박 국장은 서울시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했다.
 
소청심사위는 금품 수수액이 직무의 불가매수성을 중대하고 심각하게 해할 정도가 아니고 직무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지도 않은 점, 박 국장이 32년 동안 징계전력 없이 성실히 근무한 점 등을 감안하면 해임처분은 과중하다며 해임을 강등으로 변경했다그러나 박 국장은 강등 처분 역시 지나치게 가혹하다며 소송을 냈다
 
1, 2심은 비위행위를 한 박 국장에 대해 엄한 징계가 필요한 것은 분명하지만 놀이공원 자유이용권은 기업에서 홍보용으로 송파구청에 제공한 것인 점, 식사접대나 상품권도 건설사가 호의로 베푼 것을 마지 못해 받아들인 점, 수수한 금품과 향응 액수가 그다지 크지 않은 점, 제공받은 금품과 향응 상당의 돈을 모두 반환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중징계에 속하는 강등 처분은 재량권 남용이라며 강등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송파구청이 상고했으나 대법원 역시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대법원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